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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2차 체포영장 집행 앞두고 동요하는 경호처?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1.13 00:10 수정 2025.01.13 00:1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경호처 내부망 '尹 영장 집행저지 불법' 게시글

경호처 차장 지시로 삭제됐다가 하루 만에 복구

경찰, 경호처 지휘부 잇따라 소환하며 '흔들기'

윤석열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이었던 지난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차벽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대통령경호처 내부에서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경찰은 경호처 수뇌부 인사들에게 잇따라 소환을 통보하며 압박 강도를 점차 높이는 모습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지난 10일 사임한 데 이어 11일에는 경호처 구성원만 볼 수 있는 내부망 게시판에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면 위법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A4용지 세 페이지 분량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이 경호처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되며 내부가 술렁이자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해당 글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글 작성자의 소속 부서장이 김 차장의 지시를 거부했고, 결국 전산 담당 직원을 시켜 해당 글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반발이 잇따르자 해당 글은 하루 만에 원상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경찰 출신인 온건파 박 전 처장과 달리 경호처 출신으로 강경파로 분류된다.


글 작성자는 "현 상황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에 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일 국회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재판에 대해선 그것을 존중하고 그에 대한 다툼은 절차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법치주의의 핵심"이라고 한 발언을 인용하며 "이렇듯 정당한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한 경우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 경우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대법원이 과거 국가정보원의 구속영장 집행을 방해한 구 통진당원들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유죄로 확정했다는 사실도 언급하며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은 경호대상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에 응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안전 활동의 차원에서 경호대상자 이동 간의 경호·경비 업무를 관계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앞서 경호처 지휘부 흔들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경호처 수뇌부에 균열이 생기면, 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한남동 관저 방어 전선도 자연스럽게 무너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와 특수단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은 이르면 이번 주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수단은 김 차장에게 세 차례 출석 요구 불응을 이유로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서도 1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세 번째 소환 통보를 했다. 김신 가족부장에 대해서도 오는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세 사람은 경호처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힌다.


박 전 처장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경찰에 출석해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박 전 처장의 휴대전화 한 대를 임의제출 받아 분석 중이다.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은 지난 11일 경찰에 출석해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경호처 내 온건파로 분류된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김신 가족부장 등은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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