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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지나가는데…尹탄핵 정쟁에 연금개혁 ‘뒷전’


입력 2025.03.04 18:00 수정 2025.03.04 18:00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국회 본회의장. ⓒ연합뉴스

우리나라 미래를 좌우할 연금개혁의 시계가 멈춰 섰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미래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연금개혁 논의를 뒷전으로 밀어냈다. 절박한 미래를 향한 외침은 묻히고 정쟁만이 메아리치는 현실이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심화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경고에 연금개혁의 시급성은 연일 강조되고 있다.


지금 당장 개혁에 나서도 부족한 시간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정치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여야는 극한 대립을 이어가며 모든 이슈를 탄핵 정국에 종속시키는 모양새다. 연금개혁도 그 희생양 중 하나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권한대행은 이날 정치권에 “통합의 힘이 절실하다”면서 여·야·정 국정협의회 재가동을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진행하려던 여·야·정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이 취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담긴 입장이다.


최 대행은 “전례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민통합의 시금석을 놓아야 할 곳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하는 국회·정부 국정협의회”며 “국민연금 고갈 방지를 위한 연금개혁 등 해법을 모색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야 정치권의 대승적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현재 연금개혁은 마지막 골든타임을 지나고 있다. 정부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모수개혁이라도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잡은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선거다. 당초 내년 예정된 지방선거를 고려했을 때 올해 상반기까지 연금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엄으로 인한 탄핵 정국 발발로 이 골든타임이 더 앞당겨졌다. 이달 초에서 중순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탄핵인 인용될 경우 곧바로 조기대선 상황에 직면한다. 표심이 약한 연금개혁은 선거철에 들어가면 찬밥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 합의했으나 문제는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이다. 국민의힘은 43∼44%, 더불어민주당은 44∼45% 수준에서 이견을 좁히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조정장치도 입장차를 보인다. 국민의힘은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전제로 소득대체율 44%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민주당은 자동조정장치를 장기 논의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에서는 민생 현안보다 윤 대통령 탄핵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자 국정협의회를 보이콧한 데다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만 국정협의회 참여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등 정쟁과 민생 현안을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정부는 국회 논의가 필요한 현 상황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연금개혁의 시급성은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역시 “연금개혁은 빠르면 빠를수록 가장 좋은 개혁”이라고 조속한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 중이다.


아울러 정부는 지급보장이나 크레딧 같은 문제는 재정당국의 참여가 필요하고 소득대체율을 정하려면 퇴직연금의 방향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국회 상임위보다는 특위에서 논의하기를 원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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