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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연 여한 없어”…‘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66년만 은퇴 시사 [D:현장]


입력 2025.03.05 16:54 수정 2025.03.05 16:5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은퇴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분명 이번 공연이 마지막입니다. 앨범도 이제 없을 겁니다. 다만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다는 뜻에서 제가 조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단을 내리지는 않겠습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개최 간담회를 열고 고별 공연을 예고했다. 그는 “무대에 설 때마다 전통가요의 뿌리를 잊지 않아야 하고, 사라지지 않게 할 수 있는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면서 “그럴 때 이런 무대가 마련됐고, 이렇게 든든한 후배들을 고르고 골라서 전통가요의 맥을 대물림해줄 수 있어 매우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1960년대 대중음악의 아이콘이자 한국 가요계의 전설로 활약했고,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열아홉 순정’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여로’ ‘내 삶의 이유 있음은’ ‘여자의 일생’ 등의 히트곡을 포함해 2500곡이 넘는 곡을 발매했다. 지난 2023년엔 대중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이미자는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들 후배에게 전통가요의 ‘맥’을 물려주고 무대에서 내려온다는 취지다. 이미자는 “오늘이 노래한지 66년째 되는 해다. 든든한 후배들을 모시고 내가 고집하는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 후배들과 함께 공연한다고 발표하게 돼 매우 행복하고 기쁘다”고 거듭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이미자는 또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분들, 자식에게 배움을 주기 위해 먹여 살리기 위해 달리며 애쓰신 그 고통, 노래를 들으면서 울고 웃고 위로받던 분들이 있다는 점에서 전통 가요는 시대의 흐름을 대변해준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게 때문에 우리가 어려웠을 때의 그 노래를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 무대에 더 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할 때 이 공연 이야기가 나왔다.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공연을 하고 끝나는구나’하는 행복한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다”고도 덧붙였다.


공연은 오는 4월 26일,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 무대에 함께 오르는 주현미와 조항조는 이미자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 전통 가요의 맥을 잇는 과제를 안게 됐다.


주현미는 “제가 데뷔할 때만 해도 전통가요 1세대 선배님들이 생존해 계셨다. 선배님께서 전통가요 공연을 해야겠다면서 절 지목해 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노래하고 있는 전통가요에 의미가 커졌다고 생각한다. 그 역사를 이어가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무대 멋지게 꾸밀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항조는 “선배님께서 맥을 이을 수 있는 후배로 저를 선택해 주셨는데 제가 과연 그런 자격이 있을까 싶다.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뒤를 따르고 물려주신 뿌리 깊은 전통가요의 맥을 잇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자는 공연에서 대표곡인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의 협업 무대를 비롯해 전통가요 듀엣 무대와 세대별 감성 무대로 공연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이미자는 “은퇴라고 말을 하지 않는 건 맥을 이을 분들이, 또 후배들에게 맥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을 거고 조언이라도 해줄 자리가 있다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에서도 주현미, 조항조 씨 말고도 이들이 또 대를 물려줄 수 있는 후배 가수를 섭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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