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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에서 에스파까지…엔터계 가상현실, 비대면 타고 속도내는 메타버스


입력 2021.06.29 13:58 수정 2021.06.29 13:5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SM, 카이스트와 메타버스 연구 위한 MOU

신예 하연, 가상의 공연장에서 인공지능 작곡가와 콘서트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며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가 우리 생활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 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단순한 기술 혁신과 신업 혁명을 넘어 미래 인류 생활의 변화를 야기할 화두로 떠오르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시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는 카이스트와 메타버스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카이스트는 이번 협약을 통해 콘텐츠, 인공지능, 로봇 등 분야의 기술 협력, 디지털 아바타 제작 관련 공동 프로젝트, 컬처 테크놀로지 공동 학술 연구 등을 할 계획이다.


갤럭시코퍼레이션도 카이스트가 주관하는 메타버스 창작자 양성과정에 참여한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미국의 마블스튜디오처럼 부캐릭터를 기반으로 한국의 한류형 마블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부캐의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방송, 음원, 팬미팅, 웹드라마, 콘서트 등을 진행해 글로벌 세계관을 완성하고, 부캐릭터판 어벤저스로 페르소나 메타버스 세계관 플랫폼 구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두산',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콘텐츠 전문 기업 덱스터 스튜디오는 종합광고대행사 크레마월드와이드(대표 손동진·송경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으며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며 숏폼, 메타버스, 무버셜 등이 떠오르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 콘텐츠 공동 제작과 메타버스 기반 실감형 영상 공동 개발 및 투자를 함께한다.


메타버스의 단연선두주자는 SM엔터테인먼트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는 현실 세계의 멤버와 가상 세계의 멤버가 디지털 세계를 통해 성장하는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활동곡 '넥스트 레벨'Next Level)은 데뷔곡 '블랙 맘바'(Black Mamba)와 세계관이 이어지며 에스파와 아바타 'ae'(아이)의 연결을 방해하고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블랙맘바'를 찾기 위해 '광야'로 떠나는 여정을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담아냈다.


에스파는 광야를 찾고 보이그룹 NCT DREAM은 '헬로우 퓨쳐'에서 '내 미래에 전해 줘, 온 세상과 저 광야 위로'라고 노래하며 SM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세계관의 연결을 보여준다.


블랙핑크, 트와이스, 있지 등은 네이버가 출시한 증강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전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제페토는 2018년 8월, 전 세계 165개국에 출시한 글로벌 증강현실 아바타 플랫폼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글로벌 가입자 2억 명을 기록하고 있다. 제페토는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70억원,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50억원씩을 투자받았다. 제페토는 단순한 가상환경 기반의 아바타 서비스를 넘어 전세계 Z세대들에게 하나의 소셜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제페토는 블랙핑크의 '킬 디스 러브' 뮤직비디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의상 아이템, 3D월드맵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또 블랙핑크가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진행한 팬 사인회에는 전 세계에서 4600만 명이 몰렸다. 있지의 '낫 샤이'(NOT SHY) 제페토 뮤직비디오는 954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신예 하연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소셜 VR 공연 플랫폼 알트스페이스(Altspace)에서 메타버스 공연을 개최했다. 가상 공연장에는 하연이 인공지능 가상 작곡가 에이미문이 작곡한 곡이 울려퍼졌다. 해당 공연은 VR 공연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진들을 포함하여 800여명이 관람했다.


가상 세계를 활용한 예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8년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으로 탄생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세상엔 없는 세상'이란 곡으로 데뷔했다. 그의 1집 앨범은 20만장이 팔렸으며 각종 CF 광고도 찍었다. 또 아담은 카이스트 명예학생으로 학번을 부여 받고 카이스트 입학식에 영상으로 참석도 했다.


이후 아담의 여자 버전 류시아가 등장했고 걸그룹 나스카는 4명의 현실 멤버와 1명의 가상의 멤버로 구성돼 당시 눈길을 끌었다. 혼성그룹 TG도 사이버 그룹이었다. 여성멤버 리지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멤버는 CG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비용과 기술력 부족으로 사이버 가수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한정돼 있어 인기가 오래 유지되진 못했다.


현재의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세계의 허물어지는 경계를 중요시하고 있다. 메타버스 내에서 개인이 아바타를 통해 사회적 교류를 하고 가상 세계 및 문화를 창조하기 때문에 감정이입 효과가 메타버스 콘텐츠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반짝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기획 중인 한 관계자는 "2003년에 미국에서 '세컨드 라이프'라는 가상 세계를 시도해 실패했다. 또 영화 '아바타'가 유행했을 당시 많은 전자기업이 3D안경과 TV를 앞다투어 내놨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며 "과거에는 가상 세계에 공급하는 콘텐츠만 일방적으로 소비했다면 현재는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구조다. 이를 잘 구현해 단순히 흥미거리로 전락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우선 과제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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