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주가 올들어 50% ↑
“유가상승 염두...변동성은 주의”
국제유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원유 증산이 무산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유가가 3년 만에 최고로 오르면서 국내 정유주와 원유 연동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높아졌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인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66.3% 급등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과 ‘KODEX WTI원유선물(H)’도 올 들어 각각 52.6%, 51.9%의 수익률을 올렸다. KODEX WTI원유선물(H)은 지난달 이후 11%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대표 정유주로 꼽히는 에쓰오일도 50.1%의 상승률을 보였다. GS(22.9%)와 SK이노베이션(17.1%)도 올랐지만 에쓰오일의 상승 추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작년 말 6만원대였던 에쓰오일 주가는 지난달 들어 10만원선까지 회복했다. 에쓰오일 주가가 10만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배당 투자 매력도 살아났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은 유가 상승과 비정유 호조에 따라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배당 성향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커, 배당 투자 매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57% 상승한 배럴당 7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7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국제유가 급등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석유생산 관련 회의를 결국 취소한 데 따른 것이다. OPEC+ 내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3위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간 갈등 속에 UAE가 OPEC+ 회원국들이 합의한 증산안 연장 결정에 반발하면서 생산량 합의가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대감으로 치솟은 가운데 당분간 가격이 더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정유 업종 등에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측면에서도 유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업종 중에선 유가 민감도가 가장 높은 에너지(정유)에 눈이 가고, 유가 상승의 간접적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산업재도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적으로 OPEC+ 합의 난항 속에서 유가의 양방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석유 수요 회복에도 불구한 공급 부족 우려가 단기 유가 상방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 각을 세운 UAE의 OPEC 탈퇴 시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갈등 속 초래된 지난해 유가 급락 이벤트를 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