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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부캐' 넘어 '세계관' 만드는…개가수의 진화


입력 2021.07.13 07:47 수정 2021.07.13 15:2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 가상 캐릭터 놀이로 진화…사이버 공간 속 캐릭터 활성화될 것”

ⓒ매드 엔터테인먼트

몇 년 사이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불면서 제2의 캐릭터, 혹은 이름으로 가요계에 진출하는 개그맨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트로트, 혹은 경쾌한 댄스곡 위주로 활동하던 개가수(개그맨+가수)들이 이제는 아이돌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유재석이 지난 2019년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한 바 있으며,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등을 필두로 한 그룹 셀럽파이브도 신인 걸그룹 콘셉트로 방송가를 누볐었다.


김신영은 지난해 둘째이모 김다비로 변신, 트로트 앨범을 발매하며 두 번째 캐릭터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접수했었다. 이 외에도 캡사이신으로 변신한 신봉선, 최근 다비쳐라는 듀오로 데뷔한 김원효, 이상훈 등 다수의 개그맨들이 제2의 캐릭터를 통해 가요계에 진출했다.


단순히 가수 활동에 대한 도전 외에도, 특유의 끼와 연기력을 접목한 매력적인 부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것이 기존의 개가수들과 차별점이었다. 이 캐릭터를 활용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새로운 재미를 준 것이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었다.


유튜브 플랫폼 장점을 활용, 세계관을 무한 확장시키며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낸 이들도 있다. 부캐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그들의 캐릭터에 본격 호응을 하면서 활동 영역과 지속성을 넓혔다.


자칭 월드스타, 2인조 아이돌 그룹 매드몬스터가 대표적인 예다. 매드몬스터는 개그맨 이창호와 곽범이 각각 매드몬스터 멤버 탄과 제이호를 연기하는 가상 아이돌이다. 보정 어플을 최대치로 활용한 듯한 뽀샤시함이 강조된 얼굴까지, 이름은 물론 외모까지 바꿔서 활동하며 진짜인 듯 아닌 듯, 미묘한 재미를 활용하고 있다.


아이돌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세계관까지 확실하다.


60억 포캣몬스터(팬덤 이름)를 거느린 월드 스타로, 지난 2017년 데뷔한 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무후무한 듀오'가 그들의 콘셉트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비롯해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당연하며 최근 팬 플랫폼 위버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매드몬스터의 커뮤니티를 오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튜브 캡처

김해준의 부캐 최준은 유튜브 콘텐츠 ‘니곡내곡’을 통해 가수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미 ‘B대면 데이트’를 통해 구축된 최준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은 그만의 감성이 가미된 무대에도 호응을 보냈고, 정은지, 적재, 박재범, 2PM 준호 등 다수의 가수들이 이 채널에 직접 출연해 최준과의 콜라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중년 산악회 회원 배용길, 정광용을 연기하는 이용주, 정재형의 ‘한사랑 산악회’는 해외 가수의 응원까지 받은 바 있다. 이들은 최근 저스틴 비버의 ‘피치스(Peaches)’를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커버했고, 미국 래퍼 스눕독이 이들의 영상을 SNS에 공유하면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개그맨들은 원래도 다재다능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강하다. 그래서 가수 진출도 활발했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혁신적인 시도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 디지털 공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역량과 가능성, 이를 이끄는 환경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라며 “최근에는 가상 캐릭터가 놀이로 진화했다. 요즘 세대 같은 경우는 진짜냐, 가짜냐.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모바일 플랫폼 자체가 놀이문화의 성격이 강하다. 이제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캐릭터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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