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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반성 없는 KBO리그, 이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입력 2021.07.20 00:05 수정 2021.07.19 18:01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선수들의 안이한 태도, 구단의 느슨한 관리가 문제

KBO 역시 솜방망이 징계 등 방만했던 태도 반성해야

KBO리그는 현재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뉴시스

10년 넘게 인기 고공행진을 벌였던 KBO리그가 위기와 직면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던 KBO리그는 2000년대 들어 메이저리그의 인기 상승, 한일월드컵에 따른 축구로 향한 관심 등으로 인해 길고 긴 암흑기를 보낸 바 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 한국시리즈에서는 외야의 텅 빈 관중석을 가리기 위해 대형 현수막으로 가릴 정도였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되살아난 시점은 2006년 제1회 WBC에서의 4강 신화,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듬해 열린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등 국가대표의 연이은 선전이다. 여기에 롯데와 KIA 등 전국구 인기팀들이 성적 반등을 이뤄내자 KBO리그는 암표가 기승할 정도로 높은 인기 고공행진을 벌였다.


야구장 입장 관중수는 매년 상승곡선을 그렸고 어느덧 800만 관중까지 동원할 수 있는 거대 공룡으로 발전한 KBO리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높아진 인기와 관심이 버거운 듯 여기저기서 갖가지 사건 사고가 터지기 시작했다.


매년 반복되는 선수들의 음주운전, 폭력 등은 애교로 보일 정도이며 불법도박, 승부조작, 심판매수 등이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그 때마다 KBO와 각 구단들은 사과문 또는 후속 조치 방안 등을 내놓았지만 솜방망이 징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방만했던 경영은 ‘NC발 술자리 파문’으로까지 이어졌다.


팬들이 등을 돌린다면 텅 빈 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도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번 논란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수들의 안이했던 태도 외에 조직적인 은폐 시도 정황이 엿보이는 등 도덕 불감증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야구 경기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보다 리그 자체의 존폐 여부를 거론할 정도로 팬들의 여론은 매우 험악한 상황이다.


여기에 많은 미디어들의 스포트라이트가 술자리에 동석했던 여인들에게 맞춰지며 자극적인 보도만 난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선수들의 안이했던 태도, 구단들의 방만한 관리, 그리고 뒷짐을 지고 있는 KBO에 있다.


KBO리그에 왜 자꾸만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지, 이참에 뿌리를 뽑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없다면 20년 전 텅 빈 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했던 암흑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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