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단기 변수 진단
접종률 따라 국가 간 온도차
연일 치솟던 코스피가 암초에 부딪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하락 폭이 크지는 않지만 흐름이 꺾여 향후 전망에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를 단기적 변수라고 진단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49.36p(1.94%) 하락했다. 월초 3305.21까지 올라갔던 지수는 3232.70까지 내려가며 3200선이 위협받고 있다.
이달 코스피시장의 분위기는 그간의 흐름과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작년 11월부터 전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8개월 연속 상승은 역대 두 번째다.
9개월 연속 상승하면 최장 기간 상승 기록을 경신하지만 현재의 흐름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델타 변이 확산에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증시도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뉴욕 증시에서 다운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3% 상승하는데 그쳤다. 19일(현지시간)에는 2.09% 급락하기도 했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58% 추락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1.06% 내렸다.
유럽 증시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유로스탁스50지수는 이달에만 2.66% 급감했다. 영국 FTSE지수도 2.22% 내렸다.
델타 변이 변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지난19일 유럽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주째 네 자릿수를 나타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변수를 주시하며 증시 전망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글로벌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델타 변이가 다시 글로벌 결제를 위기에 빠트릴 만큼 위협적이지 않다는 거다. 확진자에 비해 사망률이 낮고, 백신 접종도 같이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델타 변이의 치사율은 0.1%로 기존 바이러스보다 비교적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가 단기 조정에 빌미가 될 수는 있어도 백신 공급이 동반하고 있다"며 "영향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가 경제에 일시적인 불확실성을 줄 수는 있어도 큰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컨트롤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어 하반기 선진국 중심 경제 정상화가 늦춰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델타 변이의 영향력이 선진국에 비해 클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백신 접종률 때문이다. 국내 접종률은 일본에도 추월 당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32.4%로 한국의 31.1%보다 1.3%p 앞섰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 간 백신 접종자 차이가 존재해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 경제 온도 차가 존재할 수 있다"며 "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높지 않아 경제 활동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는 델타 변이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델타 변이 환자 790명 중 4.1%가 위중증 환자다. 전체 확진자의 위중증 환자 비율은 1.3%, 영국발 알파 변이 감염자의 위중증 비율은 2.2%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델타 변이 확진자가 대부분 젊은 층인 것을 고려해 사망률이 낮다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