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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후판가 인상 리스크 털고 하반기 수익성 중심 수주"(종합)


입력 2021.07.21 18:03 수정 2021.07.21 18:1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후판가 t당 100~115만원까지 상승 감안, 기 수주분 손실충당금 반영

"2023년까지 생산물량 확보…8월부터 컨테이너선 중심 선가 오를 것"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이 후판 등 강재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을 선(先)반영하며 2분기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수주잔고로 남은 물량에 대한 원자재가 인상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한 만큼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반기 수주 호조에 힘입어 2023년 말까지 생산 물량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결기준 매출 3조7973억원, 영업손실 897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선박 건조물량 증가로 전분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에는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한 8960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하면 수익성은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진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컨콜에서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말 대비 후판 가격이 20%나 올랐고, 하반기에도 후판가격 협상을 새로 진행 중인데, 큰 폭의 상승이 예상돼 실거래가와 과거 가격과의 갭이 커졌다”면서 “후판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수주잔고 물량에 대한 원가부담 예측분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후판 가격이 최소 t당 100만원, 최대 115만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코가 하반기 후판가격을 t당 115만원으로 제시했다”면서 “아직 협상은 끝나지 않았지만 최소 1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공사손실충당금을 잡았다. 100만~115만원 사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를 후판 가격의 고점으로 잡았고 그 뒤로는 슬로우하게 내려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양부문에서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플랜트부문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정 지연의 영향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해양부문은 킹스 키(King’s Quay) FPU(Floating Production Unit) 출항 등 공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매출이 줄었다”면서 “올해 상반기 수주한 미얀마 가스승압플랫폼과 브라질 페드로브라스 FPSO 등 2기는 현재 설계작업 중으로 2022년 4월에 공사에 착수, 내년 2분기부터 매출이 본격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지난 5월 8일 중대재해 발생으로 3주간 작업이 중단된 것도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회사측은 이 기간 동안 1164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고 영업손실도 234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공사손실충당금과 중대재해 이슈 등을 제외하면 상선 부문에서만 2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냈다”면서 “상선은 수익성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갑자기 강재가 인상이 이뤄져 이런 상황(적자)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환율 변동 등의 요인이 없다면 3분기부터 해양 등 다른 부문을 제외한 상선 부문은 흑자 전환이 가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 주요 사업부문별 연결기준 영업이익 분석. ⓒ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 수익성 중심 수주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조선 업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상반기 충분한 수주실적을 거둬 도크를 대부분 채운 만큼 선주사들과의 줄다릭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3사의 상반기 수주실적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50척·60억5000만달러, 현대미포조선은 77척·36억5000만달러, 현대삼호중공업은 33척·3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사 총합 160척·127억67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였던 142억8000만달러의 89%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2023년 말까지 안정적 물량을 확보한 만큼 선가인상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당초 수주목표가 2024년 2분기까지 물량을 채우는 것이었는데, 이는 조기 달성이 가능한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성에 기초한 프로젝트와 이중연료 선박 기술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선박을 최우선적으로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을 중심으로 선가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선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몸값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조선소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한 주요 선종의 2023년 인도가 가능한 슬롯은 거의 고갈됐다”면서 “남은 슬롯을 감안하면 선가 인상 여력은 충분하고, 조선소 대부분이 강재가를 반영해 오퍼를 올리며 선주들과 줄다리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줄다리기 결과는 주로 대형 컨테이너선에서 먼저 나올 것 같고 빠르면 8월 중으로 나올 것”이라며 “1만5000TEU급 기준 1억6000만달러 이상 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일반 선박 가격이고 DF(이중연료) 선박은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의 큰 관심사인 현대중공업 IPO(기업공개)와 관련 회사측은 “8월 중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르면 9월 말 상장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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