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폰’ 묻고 가전·전장 ‘더블’로 간다

가전 등 기존 사업과 신사업 간 시너지 확대

전장 3분기부터 흑자 예상…체질개선 본격화

스마트폰 노하우 적극 접목…IoT 등에 활용

LG전자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간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7월 1일 출범했다.(자료사진)ⓒLG전자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가 사업 전열을 추스르고 가전과 전장 사업을 앞세워 더 높은 도약을 노린다. 기존 주력 사업과 신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29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전 등 기존 사업 방식을 혁신해 매출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제고해나가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 행동 데이터 등을 활용해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그나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것”이라며 “전장 사업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해 LG전자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규 사업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미래가 유망한 사업 영역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전략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미래 신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가전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펜트업 수요에 따른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만 하더라도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과 홈엔터테인먼트(HE) 등 가전을 맡고 있는 두 사업본부에서만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을 달성했다. H&A와 HE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536억원, 3335억원이다.

LG전자는 주력인 가전사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 중이다. 맞춤형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오브제컬렉션’과 자발광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이 있다.

회사는 “올해 H&A사업본부가 해외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전체적으로 두자리 수 성장이 예상된다”며 “(TV도) 올레드 시장 지위개선 및 물량 증가와 QNED 초대형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내년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 오픈한 올레드 TV 플래그십 매장 'LG 올레드 갤러리(LG OLED GALLERY)'에서 관람객이 전시된 LG 올레드 TV를 보고 있다.ⓒLG전자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스마트폰의 빈자리를 대신할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난 등 변수가 있었지만 LG전자 전장 사업이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부터 수익성이 담보된 수주에 집중했고 현재 누적 수주잔고가 60조원까지 확대된 점을 감안한다면 저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향후 연평균 5000억~7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LG전자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2분기에는 1000억원대의 적자를 유지했다.

LG전자도 이날 컨콜에서 “하반기 반도체 수급 이슈 완화에 따른 추가 매출 증가와 내부 원가 절감 효과로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향후 기확보된 수주 잔고와 원가 개선 전망을 감안하면 내년 매출 증가와 수익성 구조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사업은 스마트폰 사업의 빈자리를 채울 수 기대주라는 점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담당할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출범 후 마그나와 주식매매계약 체결까지 완료했다. 전장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룩소프트와 함께 알루토를 설립했고 지난 2018년 인수한 ZKW와의 조직 개편도 마친 상황이다.

과거 가전과 함께 양대 축을 이뤘던 스마트폰 사업인 만큼 LG전자 입장에선 이 공백을 확실히 메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4월 5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전장사업이 향후 MC사업부 이상의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전장사업 역시 가전 등 LG전자의 주력 사업과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홈이 있다. 스마트홈은 LG전자가 향후 초연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장사업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가전과 자율주행차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춰 전장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

이미 LG전자는 모바일에서 활용했던 특허와 노하우를 적극 반영해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신영역 역량 강화를 준비 중이다.

회사 측은 “휴대폰 핵심 IP 자산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차량용 커넥티비티의 핵심 기술”이라며 “우리 VS사업본부의 텔레매틱스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라디오 등 대부분의 인포테인먼트 제품 개발에도 적용해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현재 MC사업본부 종료 단계라 특허 자산 자체를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은 현 시점에서 구체화되지 않았다”면서도 “계속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분은 좀 더 구체화되는 대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직원이 경기도 판교에 있는 'LG 씽큐 홈'에서 스마트미러를 활용해 KT 기가지니가 제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