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전 3.2이닝 10피안타 7실점 최악의 피칭
3경기 연속 4일 휴식 등판, 체력적인 문제 드러나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4)이 보스턴을 상대로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간)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부진했다.
부정할 수 없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다. 류현진은 지난 4월 탬파베이전에서 3.2이닝(무실점), 6월 휴스턴전에서 7실점(6자책)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보스턴전에서 시즌 최소 이닝 타이, 최다 실점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게다가 토론토 이적 후 최다 자책 및 개인적으로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다 기록을 써냈다.
투구수 76를 기록하는 동안 탈삼진은 단 1개에 불과했고 시즌 평균 자책점도 종전 3.22에서 3.62로 크게 치솟았다. 그나마 다행은 토론토가 경기 막판 승부를 뒤집으며 9-8 역전승, 패전 위기에서 벗어난 점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출발한 류현진은 2회초 수비 실책이 나온 가운데 집중타를 얻어맞으며 3실점했다.
이후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류현진은 제구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면서 집중타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3회에도 연속 안타를 허용한 가운데 1실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으나 4회에도 부진한 투구 내용이 이어졌다.
류현진은 4회 첫 타자 듀런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2사 후 내야안타, 볼넷을 연거푸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투수 교체가 이뤄졌고 구원 등판한 머피가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류현진의 승계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자책점이 7점으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서 “구위와 제구 모두 좋지 않았다. 빗맞은 타구도 안타로 연결되며 어렵게 흘러갔다. 제구는 몰렸고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바라보는 류현진의 근본적 부진 원인은 짧은 휴식과 피로 누적을 꼽고 있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경기 포함, 4일 휴식 후 등판한 9경기서 평균자책점 3.86(49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5일 쉬고 나왔을 때의 평균자책점이 2.54인 점을 감안하면 휴식 기간이 투구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클리블랜드전에서 7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도 99개나 기록하며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물론 류현진은 이날 인터뷰서 휴식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선발 투수는 자신의 날짜에 던져야 한다. 최근에는 나흘 쉬고도 성적이 좋았다.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느덧 30대 중반 나이가 된 류현진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보다 철저하게 관리를 받아야 할 시기다. 과거 부상 이력 등 건강과 관련해서도 끊임없이 물음표가 붙기 때문에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둬야 한다. 과연 다음 등판에서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을지, 류현진 스스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