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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른다는데도...시중은행, 예금금리 1%대 ‘찔끔’


입력 2021.08.09 11:48 수정 2021.08.09 11:5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예금금리 1.4%미만, 대출 최대 5%

금리상승기 대출금리↑ 고금리 유인↓

서울 종로구 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늘어선 모습 ⓒ 뉴시스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0%대에서 1%대로 복귀했다.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은행권 상품 금리도 올라간 덕택이다.


그러나 고공행진 중인 대출(여신)금리에 비하면 주요 예금(수신)금리 오름세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반영된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정기예금 금리는 0.4~1.3%대(지난 8일 기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는 지난달 0%대에서 소폭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대부분 1%대로 올랐다. 지난 7월 기준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18개 국내은행(12개월, 단리기준)의 정기예금 상품 47개중 1% 이상의 금리(우대금리 포함)를 보인 상품 비중은 77.2%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p이상 늘어난 것이다.


은행 수신상품의 금리 인상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先)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금리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연 1.414%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 밝힌 지난 5월27일보다 0.29%p 올랐다.


그러나 대출금리 오름세를 감안하면 예금금리는 올랐다고 말하기도 무색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연 2.77%로 전월대비 0.05%p 상승했다.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8월 사상 최저치인 2.63%로 떨어진 뒤, 올해 3월까지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같은기간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94%로 전월비 0.11%p 늘어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준금리가 동결되며, 저축성 수신금리는 저조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대출금리는 대폭 오른것이다.


현재(6월 취급 대출 기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들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81~4.83%이다. 마이너스 통장 평균금리는 2.92~5.46% 수준이다.


‘예대금리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차는 1.83%p로 전월보다 소폭 쪼그라들었지만, 지난해 4월부터 점차 상승해왔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12%p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지속 증가했다.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 여지는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가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으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며, 대출금리 급등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반면 수신금리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가계대출 규제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리하게 수신확보에 나설 요인이 약해진 까닭이다. 이미 암호화폐나 공모주 청약 등을 위한 자금이 은행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요구불 예금이 늘어났다. 최근 예금금리를 2%대로 높인 저축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고금리 상품으로 자금을 유입할 필요가 적다.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예금 외에도 채권이나 은행간 콜금리 등으로 자금조달을 조절할 수 있어 저축은행과 상황이 다르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도 따라서 올라가겠지만, 우선 반영되는 기조가 있어서 상승 제한폭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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