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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대출 이자율 4% 넘었다…빚투족 '빨간불'


입력 2021.08.13 06:00 수정 2021.08.12 11:49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준금리 인상 예고만으로도 '들썩'

외국계·지방銀 중심 고금리 가속도

국내 은행 개인 신용대출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은행들의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와 지방은행들의 관련 이자율은 4%를 크게 웃돌고 있고, 대형 시중은행들의 금리도 3%대 중반까지 올라서며 상승세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만으로도 대출 이자율이 들썩거리면서 빚으로 투자에 나섰던 빚투족들을 둘러싼 불안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 6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4.02%로 집계됐다. 전달 기록인 3.97%보다 0.05%p 높아지며 4%대로 올라섰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이자율이 각각 7.08%와 6.18%에 달했다. 이어 SC제일은행(4.83%)과 BNK경남은행(4.62%), DGB대구은행(4.55%), 한국씨티은행(4.26%)의 해당 금리가 4% 이상으로 높은 편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 역시 각각 3.95%, 3.86%로 4% 턱밑까지 올라섰다.


비교적 금리가 싸다는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이자율도 3%대 중반으로 진입했다. 4대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3.53%로 제일 높았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3.32%, 3.29%로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이자율이 3.05%로 낮은 편이었다.


대출 이자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6월 연내 기준금리 상향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상의 포문을 열자,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눈덩이 대출' 빚투족 불안 가중


문제는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달에만 1조8637억원 더 늘었다. 전달 증가폭인 5382억원 대비 세 배를 웃도는 규모다.


불어나는 신용대출의 뒤에는 부동산과 주식을 넘어 이제 가상자산으로까지 향하고 있는 빚투 수요가 깔려 있다. 특히 젊은층의 빚투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대출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금액은 130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16.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이 되면 대출 이자율 상승 곡선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 7월 진행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 조정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이제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개인들이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주식 시장과 가상자산 등을 둘러싼 투자 열기에 올라타기 위해 거액의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의 압박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 신호를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주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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