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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오히려 ‘독’ 된 도전…‘펜하3’·‘알고있지만’으로 본 ‘주1회’ 전략


입력 2021.08.18 08:46 수정 2021.08.18 08: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드라마는 주 2회라는 오랜 공식이 깨졌다. ‘슬기로운 의사생활1’의 성공에 힘입어 주 1회 편성을 시도하는 드라마들이 늘어났다. 다만 편성 전략이 바뀐 만큼 주 1회 방송에 맞는 내용 전개는 숙제로 남았다.


지난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시즌1이 주 1회 방송을 시작했다. 당시 시즌제와 주 1회 방송을 동시에 시작한 신원호 감독은 “주어진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만들어내는 것도 바뀌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새로운 환경에 처하도록 드라마 자체 포맷의 형식을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변화의 이유를 밝혔었다.


ⓒtvN

결과적으로 신 감독의 주 1회 실험은 통했다. 6.3%로 시작한 ‘슬의생’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최종회 14.1%로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시청률은 물론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담긴 ‘슬의생’의 따뜻한 이야기에 대한 호평도 쏟아졌다.


지난 6월 첫 방송 된 ‘슬의생’ 시즌2도 주 1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첫 방송부터 10.0% 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근 회차인 8회에서도 13.1%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KBS2 ‘이미테이션’을 비롯해 JTBC ‘알고있지만’, SBS ‘펜트하우스3’ 등 주 1회 편성을 시도하는 작품들이 늘어났지만, 아쉬운 것은 ‘슬의생’ 시리즈만큼의 성과를 낸 작품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알고있지만’과 ‘펜트하우스3’는 부진 이유 중 하나로 편성 전력 실패가 손꼽히고 있다.


ⓒSBS, JTBC

‘펜트하우스’는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 사고와 충격적인 엔딩으로 다음 회차를 또 보게 만드는 것이 매력인 작품이다. 바로 다음 날 엔딩과 연결되는 사건의 결과를 확인하는 재미가 주 1회 방송에서는 사라졌으며, 속도감을 잃다 보니 단점인 개연성 부족 문제도 더욱 부각됐다. 여전히 17%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지난 시즌이 2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크다.


‘알고있지만’ 또한 편성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 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 분)의 로맨스를 그린 ‘알고있지만’은 현실적인 대학생 연애 이야기로 공감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극적인 사건이나 사고로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의 감정을 통해 전개가 되기 때문에 주 1회 방송으로는 몰입을 이어나가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주 1회 방송은 이야기의 힘이 더 중요해진다. 다음 주까지 시청자들을 기다리게 할 내용들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또 내용이 탄탄해야 지난 이야기를 잊지 않고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펜트하우스3’ 같은 경우는 전개는 강렬할 수 있어도 시즌3까지 이어오며 이야기를 반복하다 보니 탈주 시청자들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주 성균관대 영상학과 겸임 교수는 “드라마는 연속성이 중요하다. 한국 드라마는 주 2회가 베이스였다. 기본적으로 주 2회 건, 주 1회 건 다음 회차를 위한 포인트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2주씩 끊는 것과 1주씩 끊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텀이 길어도 볼 수 있게끔 하는 힘이 중요하다”면서도 “멀리 봤을 때 전체적인 시리즈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이미 주 1회가 정착된 해외 드라마를 보면 일주일에 한 번 방영해도 억지로 어떤 포인트를 만들어서 보게 하는 구조는 많지 않다. 결국 이야기 퀄리티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도기를 거치고는 있지만 주 1회 방송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시도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이야기의 힘을 언급한 방송 관계자는 “제작에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 가장 크다. 사전제작을 하더라도 주 1회 방송이 되면 후반 작업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다. 현장에서도 더 공들여서 찍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반응이 어느 정도만 나와도 방송사에서는 주 1회 방송을 이어나가고 싶어 할 것이다. 모두에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24시간 풀로도 촬영을 했다면, 지금은 그런 환경이 아니다. 그것 때문에 타협한 부분들도 있을 거고, 제작사도 많아 좋은 드라마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서도 드라마가 방영이 되지 않나. 기존에 넷플릭스 시리즈는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허무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 드라마는 매주 방영을 하다 보니 작전들이 분명히 있고, 다음 구독을 위한 힘이 생기는 것이다. 주 1회 방송이 처음에는 제작 환경 등의 문제로 바뀌었지만 주 1회가 가진 장점이 있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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