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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우리 죽지 않았어”…쿡방·먹방, 끝없는 변주


입력 2021.09.02 14:01 수정 2021.09.02 12:2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음주와 안주의 결합 ‘마시는 녀석들’·‘언니가 쏜다’

매운맛 ‘스파이시 걸스’·고생 버라이어티 ‘고끝밥’

먹방 변주 계속

최근 10년 동안 ‘먹방’(먹는 방송)은 예능가의 주요 키워드였다. 최근 그 기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술과 매운맛, 생고생과의 결합 등 각종 변주된 먹방이 흐름을 잇고 있다.


ⓒIHQ

지난 2010년 아프리카TV BJ들이 음식을 먹으며 소통하는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시작된 ‘먹방’ 열풍은 최근 그 기세가 조금 꺾였었다. 맛집을 찾아가 먹는 방송, 요리 과정까지 함께 담는 쿡방 등이 쏟아지던 때와 달리, 지난 2015년부터 방송된 IHQ 예능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과 KBS2 ‘편스토랑’만이 주목을 받으며 명맥을 잇고 있었다.


최근 새롭게 방송을 시작한 KBS2 ‘백종원 클라쓰’와 JTBC ‘백종원의 국민음식’이 부진했던 것도 먹방, 쿡방의 하락세와 맞물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부터 시작해 ‘집밥 백선생’ 시리즈,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다수의 히트 예능프로그램을 남긴 백종원이 주인공으로 나섰지만, 음식 프로그램의 인기 하락세를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평가였다.


이에 최근에는 술과 매운맛, 혹은 고생담 등 좀 더 흥미로운 콘셉트를 내세운 새로운 먹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음식 프로그램의 연이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을 자극하는 먹방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였고, 각종 변주들로 인기를 이어가려 하는 것이다.


ⓒIHQ

현재 IHQ에서는 술과 안주 먹방을 선보이는 ‘마시는 녀석들’과 ‘언니가 쏜다’가 방송 중이다. 안주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으로 술과 음식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변형된 먹방을 선보이고 있다.


‘스파이시 걸스’에서는 김신영과 유이, 써니, 최유정이 전국 팔도의 숨겨진 매운맛을 찾아 시청자들에게 전파 중이기도 하다. 매운 음식으로 주제를 좁혀 마니아들의 관심을 유도 중이다.


정통 노포와 힙한 노포 등을 찾아가는 미식 탐사 프로그램인 tvN ‘노포의 영업비밀’이 지난달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NQQ,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는 먹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고생 끝에 밥이 온다’를 선보이고 있다. 음식의 진정한 가치와 맛을 느끼고자 생고생을 자처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31일 첫 방송에서는 출연진들이 컵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한라산을 등반했다.


다만 유튜브 등에서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거나, 이목을 끌기 위해 독특한 음식을 내세워 문제가 됐듯이, 변주를 위해 술과 매운맛 등 자극적인 소재와 결합을 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


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 장은진 교수는 “인간의 기본 욕망에 식욕이 있다”고 먹방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식욕은 성욕, 정신적 욕구와도 연결이 된다. 코로나19 이전 인간은 일탈과 축제 같은 집단 참여를 통해서도 욕구 불만과 사회적 갈등을 풀었지만 코로나 이후 기본적 욕망을 배출할 출구가 사라졌다. 이에 미디어를 통해 더 큰 자극을 찾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현재 좀 더 자극적 소재와 나를 대신해 보여주는 체험적 먹방이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만큼, 음식 프로그램의 변주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수는 “영국이나 유럽에서 현재 음식 인류학이 학문적으로 계속 인기를 끌고 있고, 인간의 미래 먹거리와 에너지로서 음식에 대한 탐구도 지속적 관심으로 떠오른 위드 코로나 시기에 음식에 대한 끝없는 갈망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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