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후, '개인·외국인' 비중↑…"주가 영향 없어"

개인, 일평균 공매도 대금 110억

대주서비스 증권사 확대 예정

2021년 9월 17일 기준 투자자별 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현황 ⓒ금융위원회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개인과 외국인투자자 거래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시장 전체의 패턴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 만큼, 종목별 대금과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 공매도 재개 이후 이번 달 17일까지 97영업일 동안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2일부터 공매도 금지 직전인 3월 13일일까지의 일평균 거래대금인 6542억원 대비 12%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증가폭 대비 공매도 비중은 이전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1~3월 13조7000억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5~9월 동안 26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공매도 거래비중은 4.8%에서 2.2%로 2.6%p 하락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올해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전년 대비 약 21%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 총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지난해 13.0%에서 올해 10.5%로 2.5%p 감소했다.

개인은 공매도 재개 이후 하루 평균 110억원 규모의 공매도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78억원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시장에서 79억원, 코스닥에서는 31억원의 금액이 공매도로 거래됐다. 총 공매도 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1.9%로 0.6%p 상승했다. 반면,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감소했다. 기관의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개편된 시장조성자 제도시행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2860억원에서 올해 1264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코스피200 공매도 대금 상위 10개 종목 ⓒ금융위원회

개인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은 외국인·기관을 포함한 시장 전체의 공매도 패턴과 대체로 유사했다. 공매도 상위종목은 개인과 시장 전체 모두 대형주 위주로 구성됐다. 금융위가 이를 분석한 결과 종목별 공매도 대금과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공매도 비율과 주가 등락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로도 두 수치 간 유의미한 관계는 없었다.

개인의 공매도는 증권유관기관과 증권사의 협조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달 17일 기준 개인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수는 기존 6개사에서 19개사로 급증했다. 증권업계는 공매도가 허용되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중 337종목, 총 2조4000억원 규모 대여물량을 확보해 개인 공매도 활성화에 일조했다.

금융위는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지속적 증가하면서, 공매도가 하나의 투자기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 가운데 공매도 사전교육 이수자는 5월 3일 2만2000명에서 이번달 17일 4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투자경험 누적으로 투자한도가 상향된 투자자수도 공매도 재개일 이후 약 5000명까지 늘었다.

금융위는 개인의 공매도 투자 접근성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19개사가 제공중인 개인대주서비스를 연내에 신용융자를 취급하는 28개 증권사 모두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증권금융의 '실시간 대주 통합거래시스템'을 연내 구축해 대주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인대주제도를 이용하는 투자자의 주식 차입기간을 현재 60일에서 90일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시장전문가는 주가 혼조세 속에서 숏(short) 포지션을 투자전략으로 활용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향후 개인의 공매도 투자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제도 개편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공매도 대금 및 잔고 변화 추이 ⓒ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