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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소 ‘4+α’ 결국 무산…독과점 심화되나


입력 2021.09.24 15:27 수정 2021.09.24 15:27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고팍스·후오비코리아·한빗코 실명계좌 발급 실패

코인마켓 전환, 경쟁력 저하 불가피…격차 벌어질 듯

국내 비트코인 98%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서 거래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기반 코인 전용 마켓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업자 신고가 유력했던 고팍스 마저 실명계좌 발급에 실패하면서 가상자산 업계는 4대 거래소 체제로 굳혀질 전망이다. 원화마켓 운영이 중단된 거래소들은 코인마켓 운영 후 실명계좌 발급에 재도전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경쟁체제가 구축되지 못하면서 일부 업체의 과점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은행과 막판 협상을 벌였던 고팍스와 한빗코, 후오비코리아 등 중소 거래소들이 모두 실명계좌 발급에 고배를 마시면서 국내에서 원화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개 업체만 남았다.


앞서 고팍스와 후오비코리아는 이날 공식적으로 은행과 협의 중이었던 실명계좌 발급이 무산돼 원화마켓을 종료하고 코인마켓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광주은행과 논의해온 한빗코도 이날 코인마켓 거래소로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특히 고팍스의 경우 그 동안 실명계좌 발급이 유력했던 만큼 안팎의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팍스는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 보다 거래량이 많고 거래소 자체의 신뢰성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거래소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화거래가 막힌 만큼 이용자들이 대거 4대 거래소로 빠져나가면서 수익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상당수 거래소가 폐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신규 이용자들의 4대 거래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석 달간 업비트 신규 가입자 수는 모두 177만5561명이다. 빗썸(45만175명)과 코인원(17만1446명), 코빗(4만4864명)도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물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들은 향후 실명계좌 발급에 다시 도전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원화마켓 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들과 격차가 상당한 만큼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원화마켓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결국 중소 거래소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 거래소들의 경쟁력 저하에 따라 4대 거래소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98%는 4대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 중 업비트의 경우 비트코인 시장에서 83.1%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독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수료 문제와 불공정 이용약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면 가상자산거래소가 멋대로 상장 또는 폐지하거나, 가상자산거래 수수료를 마음대로 올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도적 울타리 내에서 시장의 자율경쟁 구조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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