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은행, 8월 3.07~5.92%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4% 돌파
시중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대출 문턱을 조이는 가운데, 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신용대출 금리가 5%를 돌파한 곳도 나왔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도 4%를 넘기며 이자상환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출 금리는 지속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8개 시중은행의 지난 8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07~5.92%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03~5.81%으로 집계됐다. 광주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5.92%(서민금융 제외 5.90%)로 5%를 넘겼다.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전북은행으로 7%대였지만 외국인 및 당행 서민자금,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면 3.62%를 기록했다.
이 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 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3.07~4.95%로 한 달 전보다 0.04~0.73% 올랐다. 이달 중 5대은행을 포함한 18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를 훌쩍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 역시 대출 금리 상승으로 4%를 넘겼다. 18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는 3.24~5.11%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는 카카오뱅크가 4.29%,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각각 4.27%, 4.68%로 높은 수준을 차지했다.
이같은 대출금리 급증은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대출 공급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발맞춰 연쇄적으로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일부 주담대나 전세대출 등은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신용대출은 연소득 내로 제한하고, 마통 최대한도도 5000만원으로 일제히 줄였다. 담보대출 한도 축소 및 중단 조치도 지속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오는 29일부터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 한도를 대폭 줄였다. 전세제금대출 한도는 보증금 상승분으로 제한하고, 집단대출의 입주 잔금대출 담보 기준도 '분양가나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변경한다. 타 은행서 국민은행으로 대출 갈아타기도 막았다.
하나은행도 다음달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등 신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하나은행 대출모집법인을 통한 가계대출도 한도 소진으로 신규 가입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
올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은 5~6%인데, 은행들의 대출 여력은 이미 턱 밑까지 찬 상황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23일기준) 현재 4.31% 수준이며, NH농협은행은 7%를 넘어섰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이르면 10월 혹은 11월 추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암호자산 등으로의 가격 자산 쏠림을 해소하고 부동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바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우대 혜택을 축소하거나, 대출 한도를 조이면서 시장 대출 금리가 급증했다”며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효과까지 반영되며 차주들이 이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