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제작사 뿐 아니라 테마주도 일제히 하락
tvN '지리산'이 방송 2회 만에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작을 알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리산’ 첫 회는 유료가입가구 기준으로 전국 시청률 9.1%,. 2회는 1.6%포인트 상승한 10.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보였다. 본방사수 개념이 희미해지며 OTT로 시청층이 이동해 두 자릿수 시청률이 귀해진 지 오래된 현재,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지리산'은 웃지 못하고 있다. 어색한 CG, 몰입을 방해하는 OST, 과도한 PPL이 불안요소로 작용하며 '지리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리산'은 '싸인', '시그널', '킹덤' 시리즈의 대본을 쓴 김은희 작가와 '도깨비', '태양의 후예', '스위트홈'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 여기에 전지현과 주지훈이 주연으로 나서 제작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 전, 방탄소년단 진이 처음으로 OST를 부른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지난주(18~22일) 한 주 동안 에이스토리는 21.15%가, 태평양물산은 10.76%가, 스튜디오드래곤은 7.19%가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첫 방송 후 이같은 기대는 탄식으로 바뀌었다. '지리산'의 화려한 라인업에 비해 허술한 CG가 몰입을 방해한 것이다. 아웃도어, 샌드위치, 건강식품 등 간접광고의 향연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BGM과 OST도 흐름을 끊었다. 그러자 에이스토리의 주가가 흔들렸다. 25일 기준 전날보다 19.8% 하락한 3만9750원에 마감했다. 장중 최저 3만9300원(20.69%)까지 하락했다.
또 공동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도 3.7% 내린 9만 1800원, 지리산 제작후원사인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 테마주로 엮인 태평양물산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2.11%로 급락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아직 2회 밖에 방송하지 않은 '지리산'을 실패작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앞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흥행을 펼치면서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등 이른바 K-콘텐츠에 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쇼박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처스에 지난 2018년 10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부각되며 최근 한달새 70% 이상 급등했다. 버킷스튜디오는 오징어 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 지분 15%를 보유한 대주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 9월 27일 장중 5730원으로 연중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이후 공개된 넷플릭스 '마이 네임'의 제작사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주가는 지난 9월 23일 이후 40% 가량 상승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흥행작을 미리 점치고 관련된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 팬엔터테인먼트, 에프엔씨엔터, NEW, IHQ, 초록뱀컴퍼니, 키이스트, 덱스터 등 콘텐츠 관련주가 일제히 주가가 상승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콘텐츠 관련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직접 투자할 수 있고, 다른 종목보다 화제성이 지표가 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강점을 먹고 자라고 있다.
다시 '지리산'의 이야기로 돌아와 주가가 폭락했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아직 2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고 김은희 작가의 세계관 확장을 지금까지 많은 작품들을 통해 확인한 만큼 반등의 기회가 남았다. 2회는 김은희 작가의 전매특허인 스릴러 색깔이 배가되며 궁금증을 높였다. 다만 첫 회부터 지적받았던 불안 요소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아쉬움이 반복되며 주가 하락 뿐만 아니라 시청률 하락 소식까지도 듣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