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벼랑 끝 LG의 켈리 향한 믿음, 수아레즈 학습효과 통했나


입력 2021.11.05 23:31 수정 2021.11.05 23:32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준PO 2차전 선발 켈리, 5.2이닝 비자책 호투로 팀 구해

전날 5회 2사 후 수아레즈 교체 실패한 LG, 켈리엔 믿음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서 LG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 뉴시스

LG트윈스의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환상적인 호투로 팀을 위기서 구해냈다.


LG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선발 투수 켈리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9-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1차전 패배를 설욕한 LG는 두산과 동률을 이루며 오는 7일 펼쳐지는 3차전서 최종 승부를 보게 됐다.


1차전서 좌완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를 내세우고도 두산에 1-5 충격패를 당한 LG는 벼랑 끝 위기 상황서 켈리를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두산 강타선을 상대로 5.2이닝을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LG는 이날 경기 포함 켈리가 등판한 포스트시즌 4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가 ‘빅게임 피처’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켈리는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 없이 넘어갔다. 5회 위기를 벗어난 장면은 압권이었다.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던 켈리는 5회 2사 후 강승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다. 후속 정수빈에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상황을 맞이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서 하필 타석에는 앞선 두 타석에서 켈리를 상대로 전부 2루타를 기록한 호세 페르난데스가 들어섰다.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지만 LG 벤치는 켈리를 믿었다.


벤치의 믿음에 켈리는 화답했다. 페르난데스를 시속 148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포효했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한 LG 켈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사실 LG는 전날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5회 실점 위기서 이닝 마감까지 아웃카운트 단 한 개를 남겨 놓은 선발투수 수아레즈를 정우영으로 교체했다. 교체 당시 수아레즈가 마운드서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LG 벤치는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다.


하지만 LG의 선택은 실패로 끝났다. 정우영이 박건우를 상대로 적시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전은 달랐다. 켈리가 앞선 두 타석에서 페르난데스를 제압하지 못했지만 믿음을 보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보인 켈리의 투혼도 눈부셨다. 그는 1회말 두산 리드오프 정수빈의 강한 타구에 배를 맞았다. 하지만 고통을 참아가며 1루에 송구해 정수빈을 잡아냈다. 이후 통역과 트레이너가 곧바로 마운드를 방문해 켈리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그는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보였다.


켈리의 투혼과 벤치의 믿음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LG는 이제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