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유임에 미 국채금리 급등
“통화정책 연속성 유지...중립적”
“바이든 인적 인프라 투자 주목”
증권사들은 23일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임 소식에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했지만 단기적인 영향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또한 변화보다 경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연임 결정으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차기 연준 의장에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파월 의장과 함께 의장 후보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에 지명됐다. 파월 의장 연임 결정 소식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8.2bp(1bp=0.01%p) 급등한 0.588%를 기록,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5년물 금리 역시 올해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 소식에 2년물 이상부터 일제히 급등했다. 같이 의장 후보로 꼽혔던 브레이너드 이사가 더 비둘기 인사라고 인식됐던 점과 긴축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인식되면서 큰 폭 상승한 것”이라며 “최근 연준 이사들의 테이퍼링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발언 또한 금리 상승 흐름을 유지시킨 요인”이라고 밝혔다.
결국 시장에선 파월 의장의 재임이 연준의 조기 긴축 강화 신호로 해석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시장은 파월 의장의 연임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쳐왔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시점 연기와 베팅 사이트에서의 브레이너드 이사 임명 베팅 증가 등에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임 보도가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시장을 한 쪽 방향으로 쏠리게 만든 부분이 일부 있겠지만, 시장은 ‘파월 재임=연준의 보다 빠른 긴축 강화’로 해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이와 함께 브레이너드 임명 시 기대된 내년 비둘기파 연준 환경 베팅에 대한 되돌림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연임으로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바이든 지지율 하락이 인플레이션 영향이 크고, 공화당원인 파월을 연임시킨 배경도 통화정책의 일관성을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시장의 긴축 우려와 베팅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번 사이클의 연준은 완전 고용이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임을 천명한 만큼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의 연임은 통화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측면에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같은 증권사 박상현 연구원은 “향후 금융시장이 주목할 단기 이벤트는 23일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연설과 인적 인프라투자, 부채한도 마무리”라며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에 큰 부담을 주고 있어 물가 압력 완화 차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고, 만약 전략비축유 방출이 발표된다면 단기적으로 유가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연준 의장 관련 통화정책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행보가 성공할지 주목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