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저축은행, '폭리 지적'에 예금금리 뒷북 인상…일시적 회피 '비난'


입력 2021.12.09 06:00 수정 2021.12.08 10:5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OK·상상인 등 예금금리 0.5%p↑

8%대 예대마진 비난 체감한 영향

"대출금리 인하가 실질 도움될 것"

저축은행업계가 예금금리를 올리고 특판을 실시하는 등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대출여력이 없어 수신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저축은행이 갑작스레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자 일각에선 예대금리차에 대한 비난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예금과 대출금리 간 차를 의미하는 예대금리차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비판을 의식한 뒷북 인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저축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하기보단 대출금리를 낮춰 적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이날부터 자사가 판매하는 'OK파킹대박통장'과 'OK e-파킹대박통장'의 5억원 이하 금리를 기존 1.5%에서 2.0%로 0.5%p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시중은행이나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에 오픈뱅킹 계좌를 등록할 경우 제공되는 0.2%p의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종 이자율은 최대 2.2%까지 상승한다.


다른 저축은행도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6일 강북금융센터 개소를 기념해 총액 500억원 한도의 정기예금 특별판매를 시작했다. 특판 대상인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은 가입 후 1년 확정금리로 연 2.65%를 제공한다.


상상인그룹도 두 계열사 저축은행에서 특판을 실시한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3일 각사 디지털금융 플랫폼인 '뱅뱅뱅'과 '크크크' 앱 전용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연 2.70%로 인상했다. 그보다 앞선 이번 달 1일 IBK저축은행은 'e-회전정기예금' 금리를 2.20%까지 올렸다. JT저축은행도 '비대면 정기예금'의 금리를 최고 2.50%까지 높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하면서, 이달 6일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2.35%(12개월 만기)를 기록했다. 불과 두 달 전인 10월 말의 2.26% 대비 0.09%p 오른 수치다.


ⓒ데일리안

이 같은 상황은 올 연말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던 금융권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앞서 올 여름 저축은행은 대출자금 마련을 위해 평균 2.5%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을 대거 실시했다. 당시만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한 편이 아니어서 예금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 미래 대출 고객을 유치하자는 전략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취임과 동시에 강력한 가계부채 규제방안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일부 저축은행 여신담당자를 불러 가계대출을 줄일 것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대출 총량까지 제한되면서 여신자금을 모집할 이유가 없던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상승에도 지난 10월 일부 예금금리를 낮추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업계가 갑작스레 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이유로는 최근 불거진 예대마진 폭리 비판이 꼽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저축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7.8%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1.9%)의 4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보 금감원장까지 지나친 예대금리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하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예금금리 상승보다 대출금리 인하가 소비자 실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예금금리가 높아진 건 기준금리가 인상됐기 때문"이라면서도 "예대금리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데다 내년 가계부채 총량 산정에 중금리 실적과 함께 예대마진이 포함될 예정인 만큼 선제적으로 고객을 유치한다는 차원에서 예금금리를 높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