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엎드린 李…"책임져야 할 부분" 논란 확산 차단 주력
'장영하 변호사' 고발, 호보자 비방죄…선간위 지침 위배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녹취록이 공개된 데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가족 갈등'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녹음본에는 이 후보 육성의 적나라한 욕설이 담겨 파장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해당 논란에 대해 바짝 엎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선대위 측은 즉각 고발 의사를 밝히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욕설 녹음본' 추가 공개와 관련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 있지만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그 파일들은 당시 형님 부부가 여러 개를 녹취해 이미 공개돼 있던 것"이라며 "모든 언론인에게 다 보냈던 것이 떠돌다가 다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제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므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발단이 됐던 어머니와 어머니에게 가혹하게 문제를 만들었던 그 형님도 세상에 안 계셔서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까 국민들께서 용서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영하 변호사는 이 후보의 육성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공개 통화 녹음 파일 34건으로 160분 분량이다. 장 변호사는 이 후보와 친형 고(故) 이재선씨 사이의 갈등을 다룬 책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다.
녹음본에는 이 후보가 재선씨와 형수 박인복씨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과 재선 씨에게 정신병원 입원을 압박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 후보는 욕설 논란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해 빠르게 사과하며 논란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납작 엎드려 사과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이 있다"며 "남탓을 하거나 법적 대응하겠다고 하면 본인에게 큰 타격"이라고 했다.
반면 이 후보가 바짝 엎드려 사죄의사를 밝히며 고개를 숙인 것과 달리 민주당 선대위 ‘고발’을 언급하며 노발대발하는 분위기다.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내고 "녹음파일을 공개한 국민의힘 선대위 소속 장 모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즉각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 역시 선관위 지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후보자 비방죄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므로 즉시 고발 조치할 것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는 녹음 파일이 더 이상 퍼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의 원본 파일 유포는 공직선거법 후보자 비방죄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한 장치평론가는 "선관위에서 이미 유권해석이 나온 사항이지만, 선대위에선 취할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며 "큰 의미는 없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법적 대응을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