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한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팔면 그만, 거래를 갑질로 만들지 말라"
기회 간절한 마음 악용 VS 합의 후, 본인도 이득 취했을 것
어느 분야나 신인은 기회에 목마르다. 기회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몸값을 낮추거나, 숨겨진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 최근 래퍼 얌모가 소셜미디어에 스윙스가 이 같은 점을 악용해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고, 이 문제는 가요계에서 일부 신인 작곡가가 자신의 창작물을 내놓기까지 겪는 단면을 수면 위로 올렸다.
래퍼 얌모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스윙스야. 양심이 있냐. 네 앨범에 프로듀싱 한 프로듀서가 곡 비 정당하게 요구했더니, '내가 유명하니 나랑 작업하면 더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곡 비를 1/3으로 후려쳐놓고, 가짜, 진짜 이라고 있네. 네가 나가라"라며 "자신 앨범을 도와준 프로듀서들도 후려치면서 뭔 진짜를 논하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참고로 이때 당시에 내 친구는 아무 말도 못 하길래 (프로듀서들이 자기 권리 요구 못하는 것도 좀 아쉬움. 그래도 피해자를 비판할 수는 없고.) 스윙스 태그하고 DM(다이렉트 메시지) 보내고 해명 요구했더니 차단당함 그래서 태그 못해"라고 덧붙이며 스윙스를 저격했다.
하지만 스윙스는 즉각 반박했다. 스윙스는 "저 친구가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게 전 누구에게 비트를 받고 페이 지급을 안한 적이 없다. 작곡가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비트를 거래하는 일반적인 금액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했다. 이 상황에서 '갑질'이나 '후려치기'라는 단어는 맞지 않다. 만약 제시한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팔면 그만인 거다. 거래를 갑질로 만들지 말라"라고 불쾌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도 아닌 분이 존재하지도 않은 피해자를 만들어 정의감이라는 가면을 써서 검사 놀이를 한 번도 아닌 두 번째로 하는 것이 너무하다"라고 분노했다.
이에 래퍼 얌모는 스윙스의 주장에 "아티스트가 그 곡을 사용하겠다고 구두협의를 하면 프로듀서는 다른 아티스트에게 당분간 보낼 수 없다. 신인 프로듀서가 용기내 시장상황에 맞는 금액을 제시했고, 그 금액을 협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잔뜩 깎았던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본인의 영향력을 알고 본인의 인지도를 협의를 했다면 멋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당신이 준 페이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만족하는 척 해야했던 많은 프로듀서들이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지급을 안했다고 주장한 부분은 제 불찰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 예의 없이 반말하고 공격적으로 메시지를 전한 부분 역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내 그릇이 작아서 그런지 이 이상의 정의감만으로는 더 할 수가 없겠다. 시장에 팽배한 일을 마치 스윙스의 잘못이라고 글을 보이게 작성한 점 사과한다"라고 다시 밝혔다.
현재 이 논란은 래퍼 얌모가 스윙스에게 사과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얌모의 말처럼, 시장에 팽배한 신인 작곡가가 받는 대우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오래전부터 곡을 팔기 위해 평균의 곡이 보다 적게 거래되거나, 곡을 선택하는 대신,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 고스트 라이더의 행태는 암암리에 이뤄져왔다. 이는 꿈을 악용한 기득권의 갑질일까, 기회를 잡기 위한 타협일까. 이를 두고 현업 작곡가들은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 없다는 의견과 신인을 보호해야 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들로 갈렸다.
13년 차 작곡가는 "스윙스의 주장에 더 공감이 간다. 누가 칼 들고 협박한 것도 아니고, 겁박한 것도 아니다. 당사자가 납득해 팔기로 해놓고 시간이 지난 후 이렇게 폭로하는 일이 과연 정당할까란 의문이 든다. 스윙스 입장에서 피해자라 주장하는 곡을 굳이 써야 하는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본인 입장에서 곡비가 적었을 수는 있다. 그러면 그때 이야기했어야 했다. 이 사태를 보면서 새로운 사람이랑 일하기가 무섭다고 느꼈다. 본인도 스윙스 트랙에 곡을 넣는 일이 필요했을 것이고, 이로 인한 이득도 분명히 봤을 것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다른 작곡가는 "흔한 일이긴 하다. 보통은 녹음 전에 이야기를 한다. '돈이 없다. 곡비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괜찮냐'라고 묻는데 그때 원하지 않으면 뺄 수 있다. 그런데 신인은 그런 말을 꺼내기 힘들 것이다. 신인에게는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갑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데뷔 5년 차가 된 또 다른 작곡가는 "아이돌 시장은 회사 대 개인이기 때문에 곡비 후려치기가 많이 없지만 힙합 신은 인맥으로 이뤄지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다분하다. 인맥으로 이뤄지기에 안 깎아주기 민망한 상황을 일부러 연출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곡을 팔 때 최저임금제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정도다. 젊은 작곡가들은 곡 하나 팔 수 있는 기회가 절실하다. 그래서 저렴하게 곡을 팔기도 한다. 하지만 적당히 후려쳐야지, 터무니없는 가격이었으니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제발 신인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음악을 할 수 있게 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