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 사업보고서 전망
국내 주요 은행들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대출 금리는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본격 정책 금리 인상에 따라 자산가격에도 큰 변동이 발생하고 있으며, 차주들의 금리로 인한 부실비율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국내 4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우리)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융사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양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대내외 불확실 요인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정부가 예상하는 전망치(3.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은 “올해 한국경제는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실질GDP가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상태에서 시작됨을 고려하면, 여전히 기저효과가 반영된 성장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인플레이션 상승과 빠른 금리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발현에 따라 국내외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위험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미국의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국내 금리인상 재개 가능성, 국내경제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통제 필요성 등으로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차기 정부의 재정정책 성향과 추경 여부, 차기 한은 총재의 정책 성향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은 모니터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한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향후 한국의 성장경로 상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겨울철 국내외 COVID-19 확산세 심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및 이에 따른 주요국의 통화긴축 가속화,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 경기 하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추가 금리 상승도 예고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한국은행 금통위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선 이후 집행될 추경편성 및 이로 인한 국고채 발행은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1800조원을 상회하는 등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 가계의 부채부담으로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코로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회복세가 다소 약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에 따른 소비 회복세가 악화될 수 있으나 낮은 치명률, 민감도 약화 등으로 경제활동 위축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대외금리 상승과 국내 추경 부담이 맞물리며 시장금리의 추가적 상승을 예상한다”며 “금통위의 연내 추가적 금리인상의 기정 사실화, 여야 추경안 증액(14조원→35~50조원) 주장으로 올해 적자국채 발행 부담이 확대된 점 등이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3년물 이상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1.75% 이상 수준을 충분히 선반영하고 있으나, 대내외 통화긴축과 추경 논의 등에 따라 빈번하게 상승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금융지주도 “대내외 금융환경의 변동성 확대로 기업경영 불확실성 증가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따른 대출 부실리스크 등의 위험 요소가 있다”며 “은행권은 이에 대비하고자 우량자산 확대, 충당금 적립 등의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지주는 이같은 금리상승에 따른 NIM 상승으로 양호한 수익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국내 경제의 금융불균형 정도가 높은 가운데,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상화 대응 여부는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