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부문, '큰손 고객' 중요성 대두
강남 등 부촌서 VIP지점 경쟁 심화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VIP특화 지점을 신설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된 흐름인 오프라인 매장 축소 및 비대면 채널 확대 기조와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증시 환경 변화에 따른 프라이빗뱅커(PB) 강화 차원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최근 한달 새 고액자산가를 위한 VIP특화 점포를 각각 새로 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압구정PB센터를 청담영업소와 통합 확장했다. 센터의 공간은 기존의 2배인 920㎡ 규모로 늘어났고, 전문 PB 24명이 배치됐다. 이번 확장에 따라 압구정PB센터는 관리자산만 약 3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유안타증권은 서울 을지로 본사에 VIP 특화 점포인 'GWM(Global Wealth Mgt)센터'를 열어 영업을 시작했다. 유안타증권은 이 센터를 통해 '젊은 자산가'를 대상으로 최적의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남 등에 VIP 특화 점포 추가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오프라인 지점을 축소하는 분위기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금융투자업체들의 지점수는 1059곳으로 전년(1115곳) 대비 5.02%(56곳)나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잇따른 VIP지점 신설에 대해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한다. 증시 불황에 따른 개인투자자 이탈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감소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WM(자산관리)부문에서 '큰손'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개인의 일평균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3489억원으로 전년 동월(4199억원) 대비 16.90%(710억원)나 줄며 투자자 이탈 가속화가 관측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감익이 불가피하다"며 "전년도의 높은 기저뿐만아니라 금리 인상, 유동성 축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증시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올해 사업 다각화 전략과 함께 앞다퉈 PB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VIP지점 확산이 본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초고액자산가 서비스 채널인 프리미어블루 본부를 WM부문에서 분리해 정영채 대표의 직속으로 재편하고, 산하에 패밀리오프스지원부를 신설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초고액자산가 서비스 전담 본부인 'SNI전략본부'를 전략조직으로 변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남권과 신흥 부자들의 거주지인 판교 등에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점포 통합 등을 통해 지점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