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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th JIFF]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이 걸어온 25년


입력 2022.04.29 12:45 수정 2022.04.29 12:46        데일리안 (전주)=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진행

이창동 감독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특별전을 진행하며 자신의 25년을 되돌아본다.


29일 오전 전주 완산구 고사동에 위치한 중부비전센터에서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기자회견이 진행, 이창동 감독과 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특별전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유명 작품과 그의 신작 단편 '심장소리'가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심장소리'는 4년 만의 신작이자 WHO에서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이와함께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신작 다큐멘터리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 또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한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세계적인 감독 중 한 명인 이창동 감독의 특별전을 하게 돼 영광이다. 이창동 감독의 특별전은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영화제라는 곳은 최초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과 '심장소리'의 최초 공개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라고 기획의도를 소개했다.


이창동 감독은 "2년 넘게 코로나19 때문에 극장가도 관객이 없고 영화제도 비대면으로 진행해왔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처음으로 정상화 진행된다. 제 특별전이 영화제의 활기를 살리는 역할을 했으면 바람이다"라고 특별전을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심장소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베이징현대예술기금이 세계적 감독들에게 '우울증'을 주제로 단편영화 연출을 의뢰해 만들어진 이창동 감독의 단편이다.


이창동 감독은 "제가 맨 마지막에 합류한 걸로 아는데, 완성을 제일 먼저 했다. 2020년 초겨울 일주일 동안 만들고 작년 1월 쯤에 완성 시켰다. 지금까지 다른 감독들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아직 만들지 않은 걸로 안다. 계속 미뤄지다가 전주국제영화제가 특별전을 한다고 해서 '심장소리'를 먼저 공개하기로 했다"면서 특별전이 이루어진 과정을 전했다.


이창동 감독은 "'심장소리'는 우울증을 둔 아이의 불안과 걱정을 담았다. 그 우울증이 어디에서 온건지, 우울증을 가진 사람의 느낌을 관객들이 같이 공유하길 바랐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하며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아이의 욕망, 생명에 대한 갈구를 의미하는 것이 아이의 뛰는 심장이다. 아이의 감정과 심장소리를 관객이 같이 느끼길 원했다. 이건 계급이나 국가 등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공감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향후 차기작에 대해 "장편 계획은 항상 가지고 있다. 숙성시키다가 완성을 못시켜 유보하거나 접는 과정을 반복한다. 지금도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 했다가 공수표가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 못드린다. 이해해달라"라고 전했다.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은 알랭 마자르 감독이 이창동 감독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다큐메너리다. 이창동 감독과 함께 '버닝'의 후암동부터 '초록물고기'의 일산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배경 장소를 찾아다니며 영화 안과 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창동 감독은 "사실 다큐멘터리 제안을 받고 하고 싶지 않았다. 다큐의 대상이 되는게 불편하고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한국에서 촬영하는 것이라 공동제작의 형태로 가게 됐고 제작자인 이준동 대표가 하겠다고 하면서 이뤄졌다. 그런데 마자르 감독이 코로나19로 한국에 들어오지 못해 모든 진행이 원격으로 이뤄졌다. 감독이자 인터뷰 대상자이기 때문에 굉장히 수동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며 "감독이 자기 영화를 설명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1997년 '초록물고기'로 데뷔해 2022년 데뷔 25년을 맞았다. 이창동 감독은 지금까지의 영화 연출 지향점에 대해 "1980년대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적으로 압박을 많이 받고 부조리를 강하게 느끼는 시대였다. 그 현실을 어떻게 예술 작업에 반영하느냐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하면서도 제 나름대로의 그런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하고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영화를 만들진 않았다. 쉽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큰 힘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에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영화도 있겠지만, 영화가 끝나는 순간 카타르시스도 끝나는 것 같다. 저는 관객에게 오래도록 질문이 남고 삶과 영화가 연결되는 걸 느끼게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작품을 극장에서 볼 생각이다. 관객이 어떤걸 느끼실지 궁금하다. 이번 영화제에서 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제가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인들과 관객들의 활기를 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이 감독은 "저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다른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들과 함께 정체성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실험적이고 영화적인 질문을 하고 영화인들의 재능을 살려낸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2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정상적인 영화제기 때문에 조금더 축제성이 강한 장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의 전체 상영작은 총 8편으로, 이창동 감독의 대표작인 '초록물고기'(1997),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 '밀양'(2007), '시'(2010), '버닝'(2018)과 단편 '심장소리'(2022), 알랭 마자르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2022)이다. '초록물고기', '오아시스' 등의 작품은 이창동 감독이 직접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에 참여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 4K 버전이 상영될 예정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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