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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대출 '기업>가계' 첫 역전…규제 '나비효과'


입력 2022.05.18 06:00 수정 2022.05.17 11:0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업대출 1년 새 60조 급증

코로나發 리스크 관리 촉각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데일리안

국내 4대 은행이 기업에 내준 대출 규모가 처음으로 가계대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한 반면, 기업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금융지원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몸집을 불린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자영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누적돼 온 만큼, 이제는 기업대출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보유한 기업대출은 총 572조39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액수로 따지면 59조840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이 153조592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9%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역시 151조4479억원으로, 신한은행은 138조1078억원으로 각각 11.5%와 9.3%씩 기업대출이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도 129조2467억원으로 10.9% 늘었다.


이로써 조사 대상 은행들의 기업대출은 역대 최초로 가계대출보다 많아졌다. 가계대출도 최근 1년 새 20조원 가까이 확대됐지만, 기업대출의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570조26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19조2661억원) 늘었다. 증가율로 놓고 보면 기업대출 대비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가계대출이 167조703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6% 늘며 최대를 나타냈다. 우리은행 역시 137조6238억원으로, 신한은행은 134조4808억원으로 각각 3.6%와 4.5%씩 가계대출이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가계대출도 130조4548억원으로 2.3% 늘었다.


4대 은행 가계 및 기업대출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계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도가 더 높아지고 있어서다. DSR은 차주의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로, 엄격하게 적용할수록 대출 한도가 줄게 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총 대출 규모가 2억원을 넘는 차주에게 개인별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대출액 합산 1억원이 넘는 차주까지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반면 기업대출은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민간 은행의 협조를 강조해 왔다. 이들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금융지원도 실시했다.


은행권이 규제로 인해 영업이 어려워진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연착륙 플랜이 본격 가동되는 만큼, 은행권도 이제 기업대출을 가계대출 영업의 대안으로 접근하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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