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가격 보합세…강남권·용산구는 상승
강남4구 있는 동남권 매수심리, 6개월 만에 최고치
“매물 늘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지지부진”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한 가운데 서민 수요가 많은 외곽 지역은 약세지만, 강남권과 용산구를 중심으로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수심리 지표 역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서울(0%)과 전국(-0.01%), 수도권(-0.02%) 아파트 매매가격은 모두 전주와 같은 변동률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서울에선 서초구(0.07%)가 가장 많이 올랐고,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한 용산구(0.05%)가 뒤를 이었다. 또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구(0.03%)와 영등포구(0.02%)의 아파트값이 올랐다.
반면 노원(-0.04%)·성북(-0.03%)·서대문(-0.03%)·관악구(-0.02%) 등은 일주일 새 하락 반전하거나 낙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91.0)보다 낮은 90.8이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91.1)과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86.7)은 전주 수준을 유지했고,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86.1), 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 등의 서남권(92.4)은 전주보다 하락했다.
이에 비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구는 올랐고,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97.5로 반등했다. 동남권은 지난해 11월 마지막주와 같은 수준으로, 약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앞으로도 강남권으로 진입하려는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대체로 매물이 증가하면서 약보합세가 이어졌지만, 강남·서초·용산구에선 20억원 이상 초고가 단지 위주로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지수가 지난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전후로 매물이 늘고, 금리 인상 등에 매수세도 꺾이면서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그 중에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수요는 늘고 있다”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강남과 서초, 용산이 오름세를 주도했고, 신도시는 평촌, 중동, 일산 등 1기 신도시 중심으로 상승했다”며 “지난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고는 있지만 실제 거래는 지지부진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예 기간이 1년으로 비교적 길기 때문에 다주택자가 가격을 크게 내려 급하게 처분할 유인이 약하고, 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는 거래에 신중한 모습”이라며 “양도세 유예에도 불구하고 매도자-매수자 간 희망 매매가격 차이가 커 현재와 같은 거래 소강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