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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만 바꾸고 돌아온 루나 2.0...시즌1과 똑같은 구조에 우려 '확산'


입력 2022.05.30 16:10 수정 2022.05.30 16:16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1루나 = 1테라' 실패한 알고리즘 적용 동일해

상장과 동시에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기도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야후파이낸스 유튜브 캡처


72시간만에 50조를 증발시킨 루나·테라 대폭락 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 시장에 다시 돌아온 이른바 '루나2.0'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루나·테라 시즌1과 비교해 특별히 개선된 것이 없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는 모습이다.


30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루나 가격은 전날보다 약 20% 오른 5.8달러(약 7234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직후 1개당 17.8달러(약 2만2000원) 대비 약 70%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특히 루나는 상장 직후 30분만에 13달러대로 떨어진 뒤 곧바로 20달러 가까이 폭등했다가 이후 5달러 선으로 흘러내리는 급격한 변동을 보였다. 지난 주말 동안 루나2.0의 가격 최고점은 19.54달러, 최저점은 4.85달러로 최고점 대비 75%나 하락하는 장세를 보였다.


당초 루나·테라는 '1코인=1달러' 공식으로 페깅(Pegging·가치유지)하며 스테이블(안정적인) 코인을 자부했지만, 테라폼랩스가 자체적으로 만든 테라와 루나를 연동시키는 무담보 형식을 취하다가 함께 폭락했다. 테라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지면 유통량을 줄여야 가격을 떠받칠 수 있기에 짝꿍 루나가 개입해 테라를 사들이는 형식이었다.


새로 출시한 루나2.0 역시 시즌1과 동일하다. 바꿔 말하면 이미 실패한 알고리즘을 또 적용한 것이다. 특별히 개선되거나 달라진 점은 없다. '연 20% 이자율'이라는 투자자 유인 미끼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 시즌1과의 유일한 차이다.


이처럼 동일한 알고리즘으로 루나 재발행을 강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의 행보에 비판이 일고 있지만, 그럼에도 당분간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 방편이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떠오른다. 일각에서는 권도형 대표가 시즌1 사태로 인한 사법처리를 피해가기 위한 하나의 면피용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제2의 루나 사태를 막기 위해선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한 원내 과반수 민주당의 입장이 중요한데, 아직 관련 토론회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후속대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금법 시행령 개정도 자금세탁방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코인을 '금전'으로 보기가 어려워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으로도 볼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이와 달리 제2의 루나 사태가 일어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루나 사태'를 목격한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로 거래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루나 2.0의 첫날 거래량은 약 2억8160만달러(약 3525억원)으로 파악됐지만 다음날에는 1억5004만달러(약 1878억원)로 46.72%가량 급감했다. 가격 외에 거래량도 급격히 감소한 것은 루나 2.0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은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루나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 후오비 등 총 9개 거래소에서 루나(LUNA) 이름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다만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5대 거래소에는 당분간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소들은 무상지급(에어드롭)은 지원하겠지만 상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상태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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