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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도 못피한 부실 PF...'사실상 떼일 돈' 1조원 급증


입력 2025.04.17 15:32 수정 2025.04.17 15:48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작년 말 5조5297억…1년새 1조 넘게 늘어

부동산 시장 침체에 직격탄…상각에 어려움

"잠재적 부실 존재…건전성 측면서 위험해"

국내 캐피탈사들의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1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내 캐피탈사들의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1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비중이 큰 상태에서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할부금융사와 리스사 등 캐피탈사 51곳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5조5297억원으로 전년보다 22.2%(1조47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눈다. 이중 하위 3단계에 속하는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5대 캐피탈사 중에서는 신한캐피탈이 268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6.1% 폭증했다. 하나캐피탈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51.2% 급증한 243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0.4% 감소한 7638억원, KB캐피탈은 4021억원을 기록하며 4.0%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18.9% 감소한 220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외 OK캐피탈은 같은 기간 124.4% 급증한 5707억원을, BNK캐피탈은 3306억원으로 180.4% 폭증했다. 한국투자캐피탈도 94.7% 늘어난 3149억원으로 나타났다.


BMW파이낸셜은 2635억원으로 29.3% 늘어난 반면, 롯데캐피탈은 16.6% 줄어든 27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난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자리 잡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부동산PF 대출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확장해 왔다. 문제는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맞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장했던 캐피탈사는 부동산PF 직격탄으로 부실채권이 급증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며 최근에는 캐피탈사들이 자동차 금융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부실채권 규모가 커 부실채권 상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캐피탈사 중 자동차 금융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캐피탈사를 제외한 대다수 캐피탈사는 부동산PF 여파로 부실채권 규모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잠재적 부실이 있는만큼 건전성 측면에서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그간 쌓아놓은 연체 채권이 상당해 건전성 우려가 해소되기까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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