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당국 차원의 '확인'은 안돼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3일 "북한이 중국의 백신 제안을 받아들여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백스 대변인은 이날 북한 당국이 평양 주택건설 사업에 투입된 수만 명의 군인에게 중국에서 들여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는 일부 매체 보도와 관련한 미국의소리(VOA) 방송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다만 코백스 대변인은 백신의 종류나 규모, 도입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VOA는 주미 중국대사관이 중국의 직접적인 대북 백신 제공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코백스가 중국 백신 시노백 300만 회분을 배정했지만 코로나19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에 재배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북한은 코백스가 배정한 영국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도 수용하지 않았다.
백신 지원 물량이 넉넉지 않아 북측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사실상 미국 백신을 지원받길 원하는 것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중국 백신을 일단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등 국제사회 차원의 백신 지원을 받으려면 분배 모니터링 등 수용 등 '절차'가 상대적으로 복잡해 중국에 우선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북중 간 코로나 협력은 기본적으로 북중 간의 사항이다. 중국이나 북한이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이전에 우리가 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는 데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中 이외 국가 지원은 사실상 '외면'
북한이 현시점에서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리아노보스티'는 지난 1일 북한주재 러시아대사관이 백신·의약품·진단키트·의료 전문가 지원을 북측에 제안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사관 측은 북한이 관심을 보일 경우 "신속하고 적절하게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미국·코백스 등의 지원 제안도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백신을 제안했다"며 "신속하게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 역시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북한에 세 차례 백신 지원을 제안했다"면서도 북측의 호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코백스 대변인은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아직 우리는 백신 지원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