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환율, 물가상승 기여도 9%
“환율상승 속도, 금융위기 후 가장 빨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가속화 등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달러화 강세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 현상이 본격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팬데믹 이후 대체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환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수입물가에 대한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국내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환율 상승 속도나 기여도 등에서 과거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환율의 물가전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올해 1분기 0.06 정도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의 물가전가율은 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을 의미한다.
또 한은이 이를 통해 환율의 물가상승 기여도를 산출한 결과, 올해 1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의 약 9% 정도(0.34%p)로 분석됐다.
환율 상승폭과 속도를 살펴보면, 2020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상승폭과 속도는 각각 183원과 0.51원/일로 과거 상승기에 비해서는 작고 완만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만 놓고 보면, 환율 상승 속도가 1.15원/일로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 중에서 가장 빠르다.
한은은 “최근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과거 상승기와 달리 수요와 공급 요인 모두 물가상스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 압력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