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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금리인상 ‘타격’…수익성 악화 ‘성큼’


입력 2022.07.01 06:00 수정 2022.06.30 16:25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여전채 AA+ 3년물 금리 4% 돌파…조달비용↑

금리인상기 부동산 시장 불안정…부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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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기둔화 우려 및 시장 불안정성이 커짐에 따라 캐피탈사들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가 연일 급등하면서 조달 비용 부담 압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캐피탈사들은 그동안 주력 사업으로 삼아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현실화와 자동차 금융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 악화에 직면해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신용등급 AA+ 여전채 3년물 금리는 4.459%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캐피탈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시장에서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캐피탈사들의 조달 비용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대비해 일부 캐피탈사들이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등 유동성 관리에 돌입했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캐피탈사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앞으로의 금리 상승분까지 채권 이자에 반영하는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늘려왔던 점도 주목된다.


FRN은 채권과 달리 발행일 이후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표면금리가 높아져 이자 금액이 늘어나고 기준금리가 하락할 때 이자 금액도 줄어드는 구조다. 그러나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캐피탈사의 이자 상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캐피탈사의 여전채 발행액 46조842억원 가운데 FRN은 1조1560억원으로 전체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약 25조원의 여전채를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FRN은 무려 6조원으로 전체 25%에 달한다. 지난해 비해 올해 상반기에만 10배 가량이 올랐다.


캐피탈사의 건전성 악화는 부동산PF 대출 부실 현실화도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주력 사업으로 삼아왔던 자동차할부 시장이 카드사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부동산PF 대출을 늘린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동차금융의 비중을 줄이고 고수익·고위험의 부동산PF 대출을 늘린 셈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할부금융 시장에서 캐피탈사 점유율은 70%대 수준이다. 지난 2016년 85%였지만 카드사의 진입으로 15%나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카드사의 비중은 15%에서 25%로 약 1.5배 증가했다.


밥그릇을 뺏긴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로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은 캐피탈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지난 2017년 말 6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9조5000억원으로 5년 간 3배 이상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문제를 인식한 금융당국이 캐피탈 등 여전사를 대상으로 지급보증충당금과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충당금을 보완자본에 추가하는 등 부동산PF 관련 보완자본 산정방식 변경에 나섰다.


그러나 캐피탈 업계는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수익 다변화를 위해 부동산PF 대출을 확대해 왔으며 각 사별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고, 아직 부실 위험이 감지되는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FRN의 경우 금리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조달비용 증가로 인한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이 또한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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