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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맏형 우상호와 97 미는 '더미래' 야합 의심"…野, 전대 룰 놓고 내홍 극심


입력 2022.07.06 00:46 수정 2022.07.06 11:30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비대위, 예비경선 중앙위 100% 투표·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 의결

안규백 전준위원장, 비대위 사전교감 없이 룰 뒤집기 반발 전격 사퇴

이재명 "패거리 정치와 단절해야"·친명계 "기득권 세력, 혁신에 저항"

우상호 비대위원장 "6일 당무위에서 열린 마음으로 토론에 응할 것"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등 친 이재명계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대 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28 전당대회 룰'을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확정해 발표한 안을 비상대책위원회가 반나절 만에 뒤집자, 5일 안규백 전준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사퇴의 뜻을 밝힌데 이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이 의원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은 집단적으로 반발했다.


전준위가 △당 지도체제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유지 △본경선 선거인단 구성 비율 현행 '대의원 45%·국민여론조사 10%'에서 '대의원 30%·국민여론조사 25%'(권리당원 40%·일반당원 5% 그대로 유지)로 변경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경선 시 국민여론조사 30% 추가 등의 안을 발표했을 땐 그동안 친명계가 요구했던 내용이 대폭 반영되면서 당내에선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힘 싣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비대위가 전준위의 '예비경선 중앙위원 투표 70%·국민여론조사 30%' 안을 다시 현행 '중앙위원급 위원 투표 100%'로 되돌리고, '최고위원 선거 권역별 투표제'(1인 2표 가운데 1표는 투표자가 속한 권역의 후보에게 행사)를 새롭게 추가하면서 친명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친문계는 중앙위원과 대의원, 친명계는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투표에서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준위 논의가 (비대위에 의해) 형해화되는 상황에서 더는 생산적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렵다"며 "(비대위가 전준위가 결정한 사안을 뒤집는 과정에서) 사전교감이 없었다. 전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정성호·김병욱·김남국 등 친명계 의원 39명은 이날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비대위의 결정은 국회의원 등 당내 극소수가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선언과도 같고, 허점과 의문투성이의 온갖 문제점으로 가득한 결정을 비대위가 독단적으로 밀실에서 처리한 것은 우리 당 역사의 오점이 될 수 있다"며 "충분한 논의 없이 독단적으로 졸속 의결한 비대위의 결정을 거두고, 모든 당원이 참여하는 '전당원 투표'를 요구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선거 권역별 투표제'를 두고선 친명계에선 "김남국·양이원영·이수진(동작을)·장경태 의원 등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처럼회 소속 강경파·친명계 초선 의원들이 많은 만큼,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층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비대위 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 전남대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는 최종적으로 당무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만큼 당무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며 "내일(6일) 당무위에서 열린 마음으로 토론에 응하겠다"고 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86그룹(60년대생·80년대 학번) 맏형 격인 우 위원장과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는 '더미래'(더좋은미래)가 야합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전준위가 결정한 안을 전준위원장한테 미리 말도 안 하고 비대위에서 반나절 만에 뒤집은 것은 우 위원장과 특정 세력 간 교감 없이는 불가능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미래'는 86그룹이 주축이지만,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중심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 의원에게 당 대표 불출마를 요구한 더미래는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재선의 강훈식 의원(73년생)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실체는 모르지만, 당내 조직화된 기득권 세력이 당의 혁신과 변화를 막고 저항하기 위해 이런 비대위의 결정을 이끌어낸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과거에 매몰돼 서로 헐뜯기보다 미래를 향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며 "누군가를 배제하는 뺄셈 정치나 기득권끼리 나눠먹는 패거리 정치와 단절하고, 포용과 화합의 덧셈 정치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의 전대 룰 뒤집기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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