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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 공포…커지는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


입력 2022.07.12 12:03 수정 2022.07.12 12:08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원·달러 환율 1313원 돌파 ‘연고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방한 ‘주목’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로이터/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의 벽을 깨고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화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급등으로 자본 유출과 수입물가 상승, 무역량 감소 등의 부작용을 둘러싼 염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질 전망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1원에 출발해 오전 10시 30분쯤 1313원을 돌파했다. 환율은 지난 6일 기록한 고가기준 1311원을 넘어 다시 한 번 연고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131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이후 약 13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은 외환위기(1997년), 닷컴버블 붕괴(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등 세 차례뿐이다. 시장이 환율 1300원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는 배경이자,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지속 등 여러 대내외적 악재까지 쌓여있어 불안심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의 비상금인 외환보유액도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94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치솟을때마다 외환보유액에서 조정 물량을 내보내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방어에 나선 결과다.


외환보유액 추이. ⓒ한국은행

일각에서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한·미 통화 스와프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더욱 실린다. 통화스와프는 협상을 맺은 국가 간 유사시 미리 약정한 환율로 통화를 맞교환 하는 계약이다.


한·미 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당시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통화 스와프는 지난해 말 종료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옐런 장관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재무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통화스와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미 양국은 지난 5월 21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외환 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외환 시장 안정에 대한 협력을 한미 정상이 공동선언문에 명시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정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 간 계약이기 때문에 재무장관회의에서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고, 논의 수준으로만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속하고 원활한 긴급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개할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미 재무장관 회의에서 통화스와프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하면서 “환율 방어를 위해 국가가 갖고 있는 달러들을 시장에 많이 매각해 (보유 외환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한미 통화스와프가 반드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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