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21일 임시주총…박준경 부사장 사내이사 신규선임
주력제품 수익 제고 및 신사업 조기 안정에 역량 발휘할 듯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금호석화 이사진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박 부사장을 중심으로 ‘3세 경영’ 체제에 힘이 실리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21일 오전 9시 시그니쳐타워스 동관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박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가결시켰다. 임기는 3년이다.
앞서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주력 계열사인 금호석화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박 부사장의 이사회 진출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박 부사장은 2008년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을 거쳐 금호석화 해외영업팀 부장, 수지해외영업 상무, 수지영업담당 전무를 지냈다. 지난해부터 금호석화에서 영업본부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주총을 앞두고 박철완 금호석화 최대주주가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이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도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출석주식수(1540만6049만주)의 78.71%(1212만5890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박철완 측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안건에 반대한 주주의 비율은 출석 주식수의 1% 정도여서 주주들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한 결과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대다수의 기관들이 회사측 안에 찬성을 밝힌 만큼 원안대로 가결될 것은 쉽게 예상됐다"면서 "주주 박철완과 그 가계의 특수관계인 지분 약 10%를 제외하면 99%의 의결권 지분은 회사측 안에 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롭게 금호석화를 이끌어 갈 경영진에 대한 신뢰의 표현인 동시에, 명분도 실리도 없는 경영권 분쟁 프레임에 대한 피로감이 표출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박준경 부사장은 영업 부문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현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실전 감각을 익혀 온 만큼, 금호석화가 유기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준경 부사장은 이날 "당사 경영진 및 전 임직원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에서는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탄소나노튜브(CNT) 등 신사업에서는 하루 빨리 성과를 내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코로나 관련 제품 수요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익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합성고무 NB라텍스는 올해 수출이 크게 감소해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라텍스 수출금액은 2억9421만2000 달러로 전년 동기과 비교해 67.2%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이 54.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코로나 이후 글로벌 전반의 위생관념이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해 NB라텍스 기술 및 생산능력 강화를 지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나선다. 배터리 소재로 활용되는 CNT(탄소나노튜브) 및 전기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대표되는 EP(Engineering Plastics) 등 점진적으로 그 쓰임이 확대되는 제품들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사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CVC(기업주도형 벤쳐캐피탈) 설립을 추진해 빠르게 변하는 업계의 트렌드에도 긴밀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핵심 전략으로 금호석화 오는 2026년까지 연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박 부사장이 금호석화의 사업구조를 확대하는 동시에 경영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외부의 우려와 프레임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 동안 외부의 지속된 흠집내기 시도에도 지속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주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권태균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와 이지윤 전 환경부 과장도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금호석화는 재무·금융 부문 및 환경 부문 등 회사의 ESG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