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요 회복 더뎌…중국 경기부양‧감산 등이 관건
리튬 등 배터리 소재 적극 투자…신속한 사업화로 투자부담 적어
포스코인터-에너지 합병 검토 중…확정 후 세부사항 공개
포스코홀딩스가 비관적인 철강 시황 전망에도 연간 매출액 목표를 기존보다 크게 상향했다. 신사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실적을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목표를 기존 77조2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 늘어난 86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비는 매출의 10%인 8조6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포스코는 하반기 철강 시황에 대해 부정 요인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을 끌어올릴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철강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에서의 경기부양 정책과 현지 철강업체들의 감산이 일부 긍정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자동차 등 수요 산업의 정상 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급망 이슈가 다소 완화는 됐지만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등 각국의 긴축정책도 철강 수요에 직간접적으로 타격이 되는 만큼, 철강 수요의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더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실장 다만 “중국에서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짓는 당대회(10월)를 앞두고 있어서 경기 부양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면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오면 상반기 대비 견조한 수요 성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급 측면에서는 현재 철강 가격이 한계 수준, 원가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라 철강사들이 시황 하락에 대응해 생산량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의 경우 상반기 조강 생산량이 5억3000만t으로, 중국 정부의 의지대로 지난해 연간 상샌량인 10억3000만t 이내로 관리된다고 하면, 하반기에 생산량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철강 시황이 밝진 않지만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추진단장(전무)은 “리튬사업에 2030년까지 총 6조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으로 연간 투자비는 1조5000억원 이내”라며 “아르헨티나 염호광산과 광양 리큠공장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2025년 이후에는 자체 창출되는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로 충분히 투자금 충당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금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도 회사 유동성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단장은 “처음 투자할 때 법인을 설립해 리튬 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되는데 포스코홀딩스에서는 자본금을 납입하고 외부 자급을 30~60%가량 차입한다”면서 “아르헨티나 염호광산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30%고, 광양 리튬공장의 경우 58%의 위부 차입을 구조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생산하자마자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굉장히 빠르게 나와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 아르헨티나 정부도 포스코 같은 외국 기업들이 빨리 개발해 리튬을 생산‧수출하면 외화 수지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컨트리리스크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주력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니켈 가격 하락세도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이 단장은 강조했다. 그는 “니켈은 최근 선물 이슈가 해결되면서 한때 t당 2만달러를 약간 하회했다가 다시 2만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양극재용 니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2만달러 수준으로 계속 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사장)은 “홀딩스 출범 이후 큰 역할이라는 게 그룹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인데, 기존 사업을 효율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도 포트폴리오 강화 작업의 일환”이라며 “그 일환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합병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다만 “검토가 끝나고 이사회에서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되면 합병에 대한 세부적인 상황과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시너지의 정량적 효과 등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겠다”면서 “지금은 검토 단계고 공식적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답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 순이익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5% 감소한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