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국내 수익률 곡선 영향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국내 중·단기 금리에도 상당한 상방 압력을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도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은행은 ‘미국 인플레이션 국면별 기대인플레이션과 기간프리미엄이 국내 수익률 곡선에 미치는 비대칭적 영향을 분석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전세계적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 수익률 곡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고 인플레이션기에는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충격만이 국내 수익률곡선에 영향을 미친 반면, 저 인플레이션기에는 미국 기간프리미엄 충격이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 인플레이션기에는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충격이 단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반면,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이 1%p 상승 시 장단기 금리차는 최대 0.6%p 축소되는 등 장기 수익률에는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해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수익률곡선 평탄화(flattening)를 유발했다.
따라서 고 인플레이션기에 글로벌 물가 충격으로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상승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대가 형성되거나 글로벌 물가충격의 영향으로 국내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기대가 형성되면서 명목 기대 단기금리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인플레이션기일 때 기간프리미엄 충격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그 영향력이 커져 수익률곡선을 가파르게 만들었다.
그 결과 최근과 같은 고 인플레이션기에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국내 중·단기금리에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더해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글로벌 충격도 국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국내 물가안정 달성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가 긴요한 시점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으나 물가상승 압력이 심화되고 있어 시장참가자들의 기대 관리가 한층 중요해진 상황이다.
구병수 한은 금융시장연구팀 과장은 “올해 6월부터 실시된 미 연준의 양적긴축은 과거에 비해 그 속도가 빠르고 금리인상과 동시에 진행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영향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시장금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