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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대작 흥행 엇갈린 여름 극장가…앞으로의 숙제는?


입력 2022.08.28 14:34 수정 2022.08.28 14:44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산: 용의 출현', 유일하게 손익분기점 넘어

"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 있어"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범죄도시2'가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극장가는 개봉을 미뤘던 대작들을 바로 꺼내 들었다.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가 일주일 간격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 네 작품 모두 제작비 200~300억대 작품으로, 천만 배우와 스타 감독, 흥행 보증수표라 불리는 배우들이 투입됐다. 코로나19의 혹독한 시기를 거쳐 사회적 거리가 해제된 분위기도 한 몫 했다. 이 영화들이 '범죄도시'의 흥행을 이어 나가고, 추석까지 그 기세를 만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천만 감독'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7월 극장 전체 매출액은 1704억 원으로 3개월 연속 전체 월별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범죄도시2'가 1270만 관객을 모으며 예상보다 일찌감치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관객 수는 회복됐지만 텐트폴의 흥행 부진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여름 대전에 뛰어든 네 작품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은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이다. 2014년 개봉해 1760만 관객을 모아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한 '명량'의 후속작이다. 28일 기준 694만 6709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기록 중이다. 손익분기점이었던 600만 관객을 넘고 700만 돌파를 향해 가고 있다.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긴 하지만 '명량'의 전체 관객 수의 절반을 넘지 못한 성적이다.


이정재의 첫 데뷔 연출작 '헌트'도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하며 358만 6631명을 모았다. 230억이 투입된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420만으로 '공조2: 인터내셔날'이 등장하는 9월 7일 안에 기준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작품이 가까스로 체면을 지켰지만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와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손익분기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3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외계+인' 1부는 153만 3260명으로 레이스를 마친 채 지난 23일 IPTV로 넘어갔다. 네 작품 중 가장 큰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었으나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비상선언'도 겨우 200만 명을 넘으며 웃지 못할 상황을 맞이했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개봉 전부터 '시상식 라인업'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기대가 높았지만 초반 이야기 짜임새에 대한 혹평을 받았다. 관객들의 입소문에 의해 결국 반전은 이뤄내지 못했다.


티켓값 인상·OTT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


영화계에선 코로나19를 겪는 지난 3년간 대중의 영화 소비 패턴이 변화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팬데믹 기간 영화 티켓 가격은 세 차례나 인상했다. 현재 주말 일반관 기준 영화 관람료는 1만 5000원이다. 이는 OTT 플랫폼 한 달 구독료보다 높다. 영화 티켓값에 부담을 느낀 관객들은 실패하지 않게 평점 등을 꼼꼼하게 살피게 됐다. 올해 '범죄도시2', '마녀2', '탑건: 매버릭' 등 속편 영화들이 유독 강세를 보인 것도 전편으로 인한 신뢰감으로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을 보인다.


극장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OTT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영화 '비상선언'과 '한산: 용의 출현'은 29일부터 쿠팡 플레이에서 공개된다.


지금까지 작품성과 흥행력이 검증된 스타 감독과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영화에서 이번 여름 대전의 성적표는 제작 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높다. 또한 개봉을 미룬 작품들도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의미가 없어졌다. 관객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앞으로 더 까다로워질 것이다. 입소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작품성 자체로 승부해야 한다는 결국엔 원론적인 이유가 다시 강조되는 시기"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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