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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치킨 나비효과②] 피자, 초밥으로 확대…외식 프랜차이즈 대응 전략은?


입력 2022.08.31 07:01 수정 2022.08.30 09:02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홈플러스발 ‘치킨 가격파괴’ 업계 전반으로 확산

치킨 프랜차이즈 “마트 치킨과 타깃층 달라”

하반기 물가상승 지속…“일부 업체는 이미 가격 조정”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형마트들이 선보인 ‘반값 치킨’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를 벤치마킹한 저가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본사 이익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탓이다.


외식업계는 수익구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물가 장기화로 가계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에게 반값전쟁은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소식이지만, 판매 방식과 수익구조 자체가 달라 이를 대응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형마트에서 내놓은 일명 ‘반값 치킨’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살인적인 물가 탓에 '반값'이라는 수식어만 붙어도 주목을 받는데, 국민 간식 치킨이 저렴한 가격으로 등장하자 이를 되파는 리셀러까지 나타나며 열기를 더하는 모습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소비자 부담을 덜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외식물가가 2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자 자구책을 내놨다. 반값 치킨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의식하기도 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매년 동일하게 진행하는 할인행사에도 여느 때보다 소비자들의 문의와 관심이 크다”며 “본사가 감당해야 하는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당분간은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의 한 교촌치킨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다.ⓒ뉴시스
◇ 반반치킨 ‘일시적 열풍’…“무리한 반값 정책 하지 않겠다”


다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상시 할인을 떠나 반값으로 가격 정책을 선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와 달리 인건비, 임대료, 배달수수료 등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메뉴 가격을 낮추면 낮출수록 중간 가맹점은 남기는 것이 없이 힘들어지는 구조여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점주들은 배달 주문 1건당 각종 수수료와 광고비로 평균 매출의 33% 정도를 떼이는데 여기에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수수료 비율은 37~38%까지 올라간다. 대표적으로 2만원짜리 치킨을 팔아봤자 이것저것 떼면 3000~4000원밖에 남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마트 치킨의 경우 소비자들이 한정된 양을 직접 방문해 줄을 서서 구매해야 하고, 배달도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닭 역시 ‘규모의 경제’로 대량 구매해 직접 매입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처럼 납품 단계별 마진이 붙지 않는다. 물류비용 측면에서도 절감효과가 큰 셈이다.


추가로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달리 절임 무나 소스, 음료가 함께 제공되지 않아 이에 따른 비용도 아낄수 있다. 별도의 가맹비와 마케팅 비용에서도 차이가 난다. 프랜차이즈 치킨은 유명 광고모델을 내세우지만, 마트 치킨은 별도로 광고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형마트는 치킨과 함께 다른 상품도 구매하는 일종의 ‘미끼 상품’ 역할도 할 수 있기에 대형마트의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은 원가 개념 자체가 다르다. 치킨이 판매의 주가 되는 치킨업계와는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치킨업계 본사 관계자는 “보통 10호 닭의 공급가는 6000원 선이다. 여기에 닭을 튀기는 기름값, 임차료·인건비·로열티, 양념이나 포장 같은 기타 비용 등이 붙어 치킨의 원가는 1만2000원대로 치솟는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이 밖에도 배달앱에 내는 기본 수수료, 배달대행비, 부가가치세까지 내고 나면 2만원도 부족하다”며 “100마리를 튀겨 20만원도 못남길 바에 배달을 뛰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맹점주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치킨 가맹점주는 “마트가 오전에 20마리도 안 되는 미끼상품에 불과한 제품을 팔면서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면서 “물량은 적지만 소비자를 모으기에 유리해 골목상권까지 침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금과 같은 메뉴 정책을 당장 바꾸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트 치킨은 일종의 미끼상품일 뿐이며,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시장 자체가 다르다고 봐서다. 가맹점의 어려움을 눈 감으면서까지 무리한 정책을 이어갈수 없다는 이유도 뒤따른다.


이를 배경으로 하반기에도 외식 물가는 지속 오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BHC는 가격을 올렸다. 본사는 가격 인상 이유로 곡물 가격과 물류 비용이 인상되고 환율도 올라 닭의 사육 원가가 상승한 데다 닭 가슴살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한 점을 들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높아져 가격 상승을 놓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무리한 반값 정책으로 선회하기 보다는 조금 더 좋은 서비스와 변치않는 맛으로 보답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값치킨 나비효과③] 반값 메뉴 외식 시장 구조 바꿀까...열풍 언제까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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