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큐텐과 경영권 매각 협의…해외 진출 시너지 기대
컬리·오아시스마켓·11번가 등은 IPO 속도…변화 불가피
이커머스 시장이 또 한 번 출렁이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에 나서면서 업계 전체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체질 변화 등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절대 강자가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티몬은 동남아시아 기반의 이커머스 큐텐에 회사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대주주들과 합의를 끝내고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방식은 지분 교환 방식이 유력하다.
티몬 대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큐텐과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으로 교환하고 부족한 부분은 큐텐이 현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은 G마켓 창립자 구영배씨가 이베이와 만든 글로벌 해외직구 기업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 사업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티몬 인수를 통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 입장에서도 큐텐이 해외직구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입점해있는 국내 셀러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판매하는 등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컬리, 오아시스마켓, 11번가 등은 IPO 레이스 완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투자 자금 마련 등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컬리는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되는 만큼 오는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원이 안 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12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마켓컬리는 오프라인 사업, 해외 사업, 마켓플레이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도 이르면 이달 코스닥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평가하는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는 1조~1조2000억원 수준으로, 새벽배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올 2분기 매출액은 2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71% 증가한 71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6%로 지난해 같은 기간(1.6%)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오아시스마켓은 흑자 구조를 발판삼아 KT, KT알파, 이랜드리테일 등 협력사와 함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계획이다.
11번가 역시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증시 입성을 위한 첫발을 뗐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 등 주요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으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11번가는 주관사들과 함께 현 공모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시장 환경 및 IPO 절차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IPO, M&A 등 굵직한 이슈를 앞두고 이커머스 업계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네이버·신세계가 국내 이커머스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30%를 넘는 절대적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이 30%는 돼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네이버가 17%, 신세계(SSG닷컴+지마켓글로벌)가 15%, 쿠팡 13% 정도로 추산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몸집 불리기 경쟁보다 수익성 등 내실경영이 중요해졌다”며 “M&A, IPO 등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이 업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