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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주류 열량 표시 확대”…저칼로리 술 ‘주류’로 부상할까


입력 2022.09.13 06:41 수정 2022.09.08 15:3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주류 열량 표기’ 시행 임박…막걸리부터 순차 확대

제로슈거 음료처럼 소주·맥주도 트렌드 변할 것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정부와 주류업계가 내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주류 제품의 열량 표시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탄산음료처럼 소주·맥주 등 주류도 제품 용기에서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향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저열량 제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일 국내 6개 주류 협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제품 열량 표시를 확대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주요 내용은 연 매출액 120억원(2021년 기준) 이상인 주류 업체들이 내년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주류 제품에 열량을 표기하기로 한 것이다. 이 기준에 해당되는 업체는 총 70개로, 작년 주류 매출액 기준 전체의 72%에 해당한다.


그동안 주류에 열량이 표기된 경우가 드물어 정확한 열량을 알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건강 관리에 적합한 제품을 고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열량이 적다는 의미로 ‘라이트’란 명칭을 사용한 맥주 등도 판매되고 있지만, 소비자는 정확한 열량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매김하면서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주류에도 열량을 표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주류 열량 표시를 더 많은 제품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 주류업계, 비용부담 크지만 새로운 시장 열릴 것 ‘기대’


내년 1월 1일 막걸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든 술의 병이나 캔에 열량 정보가 표시된다. 비용 부담 등을 덜기 위해 소주와 맥주는 병 제품부터 우선 적용하고 캔 용기는 포장재를 소진한 후 열량 자율 표시를 추진한다. 수입맥주는 2024년 이후 추진하기로 했다.


모든 주종에 대해 곧바로 열량 표시를 시행하지 않는 까닭은 용기나 병의 디자인을 바꾸는 데 비용이 들고, 이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종·업체규모에 따라 사정이 달라 일괄적으로 시행하긴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라벨을 찍어내려면 동판을 새롭게 제작해야 하는데 제품별, 용량별로 다 달라서 업계 전체적으로 최소 5000개 정도를 제작해야 한다”며 “한 판에 15만원 정도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9억원 정도의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현재 카스, 테라, 클라우드 등 각 주류업체들의 대표 맥주 체제에서 신규 업체 진입이 빨라지고, 신제품 R&D 등을 통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나올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칼로리 맥주 시장이 형성되면 신규 업체들에게도 하나의 가능성과 기회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저칼로리 맥주 시장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고 이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7년 일반 맥주 대비 1/3 낮은 칼로리의 ‘S맥주’를 출시한 뒤 2011년 리뉴얼을 진행했고, 롯데는 지난 6월 클라우드 라이트를 선보였다.


소주도 칼로리를 줄인 제품이 잇따라 나오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대선주조는 소주 제품 ‘대선’을 리뉴얼하면서 과당을 제거한 무설탕 제품을 내놓았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4일 과당을 사용하지 않는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했다.


최근 주류업계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주류 음용 트렌트 변화에 따라 ‘논알콜 음료(무알콜 맥주)’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저칼로리 주류 시장과는 별개의 시장이지만, 건강과 웰빙 트렌드, 음주운전 단속 강화 등 사회적 분위기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논알콜 음료의 경우 과거 임산부 등 알코올 섭취가 제한되는 특정 소비층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엔 점차 다양한 소비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로 홈술·혼술 등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대형 업체들의 시장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음료와 같이 주류에 열량을 표기하게 되면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다른 제품이 새롭게 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제로슈거 음료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같이 대체 감미료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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