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노벨 생리의학상에 인류 진화 비밀 밝혀낸 스반테 페보 박사


입력 2022.10.03 23:26 수정 2022.10.03 23:27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스웨덴 노벨상위원회는 3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스웨덴의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67) 교수를 선정 발표했다. ⓒAP/뉴시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인간의 진화를 유전자 수준에서 연구한 스웨덴 출신의 진화생물학자가 수상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게놈(유전자 정보) 연구를 통해 인류의 진화에 관한 비밀을 밝혀낸 스반테 페보 박사(67)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페보 박사는 1986년 스웨덴 웁살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쳤다. 1990년에 독일 뮌헨대 교수가 된 뒤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는 현대인과 예전에 멸종된 고대인을 구별하는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다”며 “현생 인류의 면역체계가 감염에 어떻게 반응하고 인간다움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 인류의 과학과 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페보 박사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DNA가 섞여 있는데, 이 사실이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반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규명해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호모사피엔스는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했고, 7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이주한 뒤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가장 가까운 친척인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에서 나타나 40만~3만년 전까지 유럽·서아시아에서 거주하다가 멸종했다.


이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테르탈인은 유럽과 아시아 곳곳에서 수만년 동안 공존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가 수천년 동안 공존하는 동안 교배했다는 것으로 DNA가 뒤섞였다는 뜻이다.


그는 2010년 4만년 된 뼛조각에 남아 있던 네안데르탈인 게놈을 시퀀싱(유전자 배열 순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의 DNA 서열은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현생 인류보다 유럽·아시아에서 유래한 현생 인류와 DNA 서열이 더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고유한 유전자가 현 인류 생존력과 면역반응 등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페보 박사는 1982년 생물학적 활성 물질에 대한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아버지 수네 칼 베리스트룀에 이어 2대째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자(父子) 수상은 노벨상 역사상 7번째다. 그가 노벨 생리의학상에서 단독 수상자가 선정된 것도 6년 만이다. 2016년 생물학자인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대 교수의 단독 수상 이후 한 동안 공동수상자가 나왔다.


그가 쓴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2014년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국내에서도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였다. 페보 박사는 상금으로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원)를 받는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