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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월요일’… 러 미사일 공격받아 키이우 등 우크라 곳곳 초토화


입력 2022.10.10 22:03 수정 2022.10.10 22:06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크림대교 폭발 이틀 만에…"최소 10개 도시 피해“

우크라 내무부 “키이우서만 8명 사망·24명 부상”

우크라군 “러 미사일 75발 공격받아 41발 격추”

푸틴, 10일 안보회의 열고 우크라 보복조치 논의

지난 9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주택가 건물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모습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이후 수도 키이우(키예프) 중심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핏빛으로 물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 사고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행위"라고 직접 비판한 지 하루 만이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서부 르비우와 제2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 중부 드니프로, 흑해 인근의 오데사 등에서 몇 차례의 큰 폭발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소 10개 도시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번 공격으로 한국 삼성전자가 입주한 키이우 중앙역 옆의 고층 건물도 창문이 깨지는 등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등에는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건물과 도로에 불길이 휩싸이고, 주변에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출근시간대 미사일 75발이 발사됐고 우크라이나 대공망에 의해 41발이 격추됐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키이우에서 미사일 공격에 의한 연쇄 폭발이 발생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4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트위터에 “사망자·부상자 모두 키이우 시내에서 차를 몰거나 길을 걷던 민간인들”이라고 썼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시내 중심부인 셰브첸코 구역에 여러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셰브첸코 구역은 역사적인 구시가지와 몇몇 정부기관이 자리한 키이우 내 중심지다. 클리치코 시장은 키이우가 현재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미사일이 시내 중심의 대상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방공이 작동 중이다. 요격된 물체에 관한 보고도 있다. 공습경보는 여전히 진행중임을 강조한다”고 텔레그램에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안전한 곳에서 침착하게 머무를 것을 요청한다. 경보를 무시하지 말고 몸을 숨기고 있어야 한다. 공습 현장이나 파괴된 건물을 촬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산업도시 드니프로 길거리에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이 담요에 덮여 있다. ⓒAP/뉴시스

로이터통신도 키이우에서 미사일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린 이후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나오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오전 9시30분쯤에도 여러 차례 폭발이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은 키이우가 적어도 네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키이우가 마지막으로 공습을 당한 것은 지난 6월26일이다. 최근의 전투는 주로 크림반도 북부, 자포리자 원전 인근 등에서 발생했다.


이날 키이우가 공격을 받은 것은 지난 8일 크림대교가 폭발한 지 이틀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크림대교 폭발이 “테러리즘의 소행”이라며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그와 함께 총리와 대통령을 교대로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에 직접적인 보복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AP/뉴시스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는 크림대교는 2014년 이래 러시아가 점령중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19km 길이의 다리로 2018년 개통됐다. 8일 새벽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부분에서 트럭 폭탄이 터지고 옆의 철로를 지나던 화물열차의 유조차들에 불이 붙어 다리의 일부가 파괴됐으며 3명이 숨졌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0일 안보회의를 열 예정이다. 안보회의 소집 이유나 의제는 즉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틀 전에 벌어진 크림대교 폭발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조치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키이우 외 다른 지역에서도 속속 폭발음이 보고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등 우크라이나 국토 곳곳에서 동시 다발 폭발음이 들렸다며 크림반도 폭발 사고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공격으로 추정했다.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르비우의 안드리 사도비 시장은 “르비우에서 폭발이 들렸다.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라”고 텔레그램에서 밝혔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시장 역시 미사일 발사의 2차 파동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하르키우 역시 이날 폭격을 받았다. 올레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폭발음이 들렸으니 대피하라고 주민들에게 권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저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지구상에서 우리를 없애려 하고 있다”면서 “불행히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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