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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아름다운 풍광 속 훈훈한 가족사랑 이야기


입력 2022.10.13 14:01 수정 2022.10.13 14:01        데스크 (desk@dailian.co.kr)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

쌀쌀해진 날씨가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음을 알려준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신선한 날씨 덕분에 이럴 때면 훈훈하고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생각난다. 영화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 ‘러브 액츄얼리’ 등의 제작사로 유명한 워킹 타이틀은 최근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로맨틱 코미디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를 선보였다.


한때 서로가 미치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인생의 원수가 되어버린 이혼한 부부 조지아(줄리아 로버츠 분)와 데이빗(조지 클루니 분)에게는 사랑스러운 딸 릴리(케이틀린 디버 분)가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대형 로펌 입사를 앞둔 릴리는 발리 여행지에서 만난 그데(막심 부티에 분)과 운명같은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을 선포한다. 부부는 딸이 자신들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동맹을 맺고 결혼을 막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거듭되는 작전에도 불구하고 딸의 결혼식은 순조롭게만 진행되고 이들 부부도 서로에게 조금씩 감정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는 외피로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이혼한 부부인 조지아와 데이빗은 한때 뜨거운 사랑을 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쉽게 빠지는 사랑은 쉽게 깨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부는 사랑하는 딸이 자신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사랑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딸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반면 릴리는 부모님이 제시한 선택지로 살아가는 대신에 자연에 몸을 맡기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 영화는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과 이혼한 부부의 재결합까지 가족의 다양한 감정과 관계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을 돌아보게 해 깊은 감동을 준다.


아름다운 풍광이 지친 삶에 위안을 준다. 영화 속 아름다운 배경은 줄리아 로버츠나 조지 클루니 두 배우만큼이나 기대되는 부분이다. 졸업여행을 떠난 릴리는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섬 발리로 떠나 그곳에서 그데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혼한 부부에게도 다시 사랑이 싹튼다. 환상적인 로케이션, 발리의 이국적 색감과 전통 결혼식 문화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위안과 대리만족을 준다. 발리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된 촬영지는 호주의 퀸즐랜드에서 촬영되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을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가 들게 만든다.


감성적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연출을 맡은 올 파커 감독은 영화 ‘맘마미아2’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 드라마를 잘 담아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각본단계에서부터 줄리아 로버츠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작성한 만큼 배우의 연기와 캐릭터가 잘 맞아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엄마로서 아내로서 강인함과 따뜻함이 동시에 표현되는 연기를 선보였고 여기에 조지 클루니의 능글맞고 능청스러운 연기는 줄리아 로버츠와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두 배우의 연기의 합이 부족한 서사를 잘 메우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을 가리켜 “B와 D 사이의 C”라고 말했다. 모든 생명은 Birth(출생)와 동시에 Death(죽음)을 수반하며 삶의 매 순간 Choice(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에 따라 삶이 Change(변화)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선택이 있지만 결혼만큼 중요한 선택도 없다.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는 삶의 의미에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높인다.


양경미 /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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