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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이재용] 창업→도약→초격차…'삼성 신화' 시즌3 개막


입력 2022.10.27 13:27 수정 2022.10.28 09:3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이병철 '창업 신화', '이건희 성장 신화' 이어 이재용 '초격차 신화' 기대

이재용의 기술 초격차 경영, 메모리반도체 지배력 유지, 신사업 도전 원동력

시스템반도체‧이동통신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개척 진두지휘

삼성전자 역대 회장들. 왼쪽부터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 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이 대한민국 경제부흥기를 이끈 주역 중 하나인 삼성그룹을 일으키며 ‘창업 신화’를 만들었다면, 2대 총수인 고 이건희 회장은 매출 10조원의 회사를 물려받아 39배나 성장시키며 ‘성장 신화’를 이끌었다. 27일 3대 삼성전자 회장에 오른 이재용 회장은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초격차’로 새로운 신화를 만들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1938년 삼성상회를 시작으로 ‘사업보국(事業報國)’의 기치를 앞세워 다양한 사업을 일으켜 왔다. 지금의 삼성그룹을 비롯, CJ그룹, 신세계그룹 등 한국 재계를 주름잡는 거대 그룹들이 모두 이병철 회장의 손에서 탄생했다.


일제시대부터 8‧15 광복, 6‧25 전쟁 등 모진 풍파를 거치면서도 생필품의 국산화부터 반도체 사업 진출까지 국내 주요 산업을 이끈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19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 자리를 물려받은 이건희 선대 회장은 취임 당시 매출 10조원, 이익 2000억원, 시가총액 1조원이었던 회사를 2018년 매출액 387조원, 이익 72조원, 시가총액 396조원으로 성장시켰다. 매출은 39배, 이익은 359배, 시가총액은 396배까지 늘리며 그야말로 ‘도약’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건희 회장 시기를 거치며 삼성그룹의 위상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도약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 신경영’ 선언을 통한 경영혁신으로 1등 삼성의 DNA를 만들었고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을 뿌리내리게 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 사업을 일으켜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고, 휴대폰 시장에서도 ‘애니콜 신화’, ‘갤럭시 신화’를 잇달아 만들어 내며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오른쪽)로부터 반도체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이미 최고의 자리에 선 삼성을 이끌게 된 이재용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범인(凡人)의 시각으로 보면 현상 유지도 쉽지 않을 터인데 선대 회장들처럼 진일보한 업적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를 맞아 사장단 간담회에서 “선대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며 무거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삼성 신화 시즌3’를 이끌 무기로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운 ‘기술 중시 경영’을 꼽는다. 그는 평소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확고한 기술적 우위가 있어야 함을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6월 유럽 출장 후 귀국길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하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에서의 초격차 유지는 물론,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고도화, 차세대 이동통신, 전고체 배터리, 바이오, AI 등 신성장동력 창출까지 모두 기술이 바탕이 돼야 이룰 수 있는 것들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반도체 공급망을 놓고 주요국간 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까지 세계적인 지배력을 갖출 경우 전세계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기술을 앞세운 초격차 전략은 유효하다. 이 회장은 5G(5세대)이동통신 분야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삼성의 지배력을 높입과 동시에 6G 시대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유망 분야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그룹 차원의 바이오산업 집중 육성 의지를 보여줬다.


이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초기부터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멈추면 쓰러진다’는 경영계의 격언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경영자”라며 “위기 상황에서 삼성이라는 초일류 기업을 지켜내는 것을 넘어 ‘초격차 기술’ 경영을 통해 선대 회장들보다 더 큰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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