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공급’ 엇박자 논란에 반박
한국은행이 약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실시를 두고 일각에서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오자 통화긴축 기조에 반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증권사, 증권금융 등 RP 매매 대상기관에 대해 6조원 규모의 RP 매입을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이번 RP매입은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원활한 자금 순환을 도모하기 위한 유동성조절(RP매입시 유동성공급, 추후 통안채 등을 통한 유동성흡수) 차원의 시장안정화 조치”라며 “이창용 총재의 국회 답변과는 상충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금융안정대출이나 SPV 재가동을 추후 논의할 수는 있지만 지금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과는 규모 및 방식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무제한 RP매입은 고정금리 모집 입찰로 응찰금액 전액을 낙찰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5조2000억원 규모의 무제한 RP매입을 실시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에 비해 이번 RP매입은 복수금리 경쟁입찰로 예정된 금액 이내로 낙찰하는 방식이다. 입찰 최저금리는 준거금리+0.1~0.2% 수준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최상엽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의 조치는 긴급 유동성 차원에서 당장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였다”며 “다만 같은 한시적 RP매입은 한 번으로 끝나도록 무제한 채권 매입과 같은 정책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해야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