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에서 김의겸·한동훈 또 충돌
"마약과의 전쟁으로 참사 못 막아" 주장
한동훈 "경찰과 제가 무슨 상관 있나"
'청담동 술자리' 역질문에 김의겸 '침묵'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책임론을 주장했다가 빈축을 샀다. 한 장관은 "매번 어떤 것을 던져놓고 언론이 받게 한 다음에 주워 담지도 못하고 해결도 못하고 사과도 없다"고 되려 김 의원을 질책했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질의에 나선 김 의원은 "마약 범죄 단속에 집중하느라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장관이) 비극을 이용해 정치적 장삿속을 채우거나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반대한다고 답변했다"며 "기사를 쓴 언론사들이 정치적 장삿속을 채우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려고 썼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김어준 씨가 자기가 운영하는 곳에서 제가 했다고 말을 했는데, 허무맹랑한 유언비어 아니겠느냐"며 "(기사에) 제가 그렇게 했다고 나오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한 장관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느라 참사 대응이 늦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바 있다.
김 의원은 김씨 주장을 그대로 받아 "(마약 단속) 형사들이 최초 사건을 인지한 시점이 밤 10시 44분이다. 참사 시각으로 알려진 10시 15분에서 30분 뒤"라며 "50명의 경찰이 이태원 곳곳에 있었는데 이들이 왜 30분이나 사고를 늦게 알았느냐. 경찰 답변이 마약류 범죄 등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용산경찰서에서는 (마약단속을 위해) 16명 배치를 계획했는데 50명으로 늘린 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몇 차례에 걸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김 청장은 대통령의 지시를 무겁게 받아들여 이 문제에 천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약과의 전쟁 시발점이 한 장관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 장관은 "검찰은 그날 마약 단속을 한 적이 없고, 검찰 마약 단속 체제에 경찰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경찰이 마약 성과를 내는 것이 저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왜 이렇게까지 기를 쓰고 이 틈을 타서 마약 수사를 못하게 하는지 이유를 국민이 진짜 궁금해하실 것 같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제기했던 소위 '청담동 한동훈 술자리' 논란도 재점화 됐다. "경찰이 검찰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한 게 아니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한 장관은 "모든 게 다 저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냐"며 "청담동 한동훈 술자리라고 했는데, 이제 '한동훈'은 없어졌더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분이 이 자리에서 그 얘길 꺼내느냐"고 반발하자 한 장관은 "의원님이 책임감이라는 말을 하시느냐"며 "매번 어떤 것을 던져 놓고 언론이 받게 하고는 주워 담지도 못하고 해결도 못하고 사과도 없다"고 조목조목 질타했다.
한 장관은 나아가 "제가 아직도 그 자리를 갔다고 생각하느냐"며 역으로 질문에 나섰다. 김 의원이 답변을 피하자 "왜 말씀이 없느냐"고 압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과 한 장관의 설전은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제지에 나선 뒤에야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