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자산 133조원…고객 유입 증가
친근한 이미지 마케팅…성장 가도
저축은행업계가 출범한 지 어느덧 50년이 됐다. 1972년 서민과 중소기업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도록 설립된 저축은행들은 지금까지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며 전진 중이다. 지난해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고, 곧 1000만 고객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거래 고객 1000만 눈앞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6월에는 133조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성장세다. 저축은행들이 은행과 달리 여·수신 외에 사업영역을 늘리는 것이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고객수도 향후 1~2년 내에는 1000만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자산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총 거래자수는 469만6508명으로 1년 전보다 11.8%(49만5663명)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이 총 79곳이고, 2020년 총 고객수가 700만명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1000만 고객 현실화는 머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선 저축은행이 꾸준한 이미지 쇄신과 건전성 관리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전략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저금리 시절 시중은행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며 중·저신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했던 것.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대출이자 간극을 채운 중금리대출 역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실제 지난해 말 대출 규모는 100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9.5% 성장했다. 기업대출은 58조9000억원, 가계대출은 37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3%와 19.8%씩 증가했다.
대출 자산의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업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1년 16.54%에서 지난해 3.35%로 대폭 낮아졌다.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효과다.
◆이미지 쇄신 성공…디지털 전환 승부수
저축은행들이 내실을 강화하고 몸집을 불리기까지는 중앙회와 대형저축은행들의 적극적인 이미지 쇄신 노력이 뒷받침했다.
친근한 연예인을 내세운 TV광고부터 MZ세대 확보를 위한 B급 감성 캐릭터를 내세웠던 것. 이밖에 금융기관으로서의 안전성과 신뢰회복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펼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구독자 100만명을 앞둔 OK저축은행의 캐릭터 '읏맨'의 유튜브 채널은 5대 시중은행의 유튜브 구독자를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로 큰 인기다. 다올 저축은행의 경우 돈냄새 나는 '머니 퍼퓸' 이벤트를 펼치며 저축은행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 등 접근성 확대로 소비자 유입을 늘리고, 성장가도를 달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 2.0'을 통해 다양한 목적에 따라 관리할 수 있도록 한 '통장 쪼개기' 등을 선보였고,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정기예금 가입 시 모바일뱅킹으로 타행 잔액을 곧바로 가져올 수 있는 '원샷 개설' 서비스를 내놨다. 웰컴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4월 디지털페퍼를 통해 모바일 뱅킹을 강화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저축은행은 더 신뢰받는 금융사가 되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